이준석 “감사하고 두려운 성적…겸손한 자세로 일하라는 교훈 바탕으로 일하겠다”

(왼쪽부터)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정미경 최고위원,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왼쪽부터)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정미경 최고위원,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협치를 언급하는 등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2년 전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큰 성과를 내고 그것에 도취해 일방적인 독주를 하다가 2년여 만에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께서 여당에 몰아주신 강한 지지는 저희로선 너무나도 감사하고 또 두려운 성적이다. 정말 겸손한 자세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라는 교훈을 바탕으로 앞으로 일하겠다”고 밝혔다.

즉,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민주당에 냉정하게 돌아설 만큼 준엄한 민심의 뜻을 의식하겠다는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서 이겼어도 자세를 낮추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면서도 “이번 선거의 의미는 결국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하도록 해달라는 저희의 호소에 국민들께서 신뢰를 주신 것이다. 무한 책임을 바탕으로 꼭 윤 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당이 혼연일체가 돼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 저희가 혁신과 개혁의 기치를 내려놓으면 안 된다는 의식을 하고 있다.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의 혁신과 개혁을 가속하기 위한 고민에 대해 논의하겠다”고도 공언했는데, 최고위 회의 이후에는 “즉시 당 차원에서 혁신위를 설치하기로 했고 혁신위원장으로는 공천관리위원으로 활동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모시기로 했다. 공천룰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공명정대함이 중요하다”며 “어떻게 하면 당원 민주주의를 더 효율적으로 구현하고 공천 제도를 더 적절하게 할지 연구하고, 정당 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600여일 남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더욱 더 개혁, 정당 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천명했는데, 선거에 참패한 정당이 아닌데도 당 쇄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 역시 이번 지선 승리에 자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오전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와 어떻게 해나갈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적과 무관하게 최대한 업무 협조를 하고 이해를 도모할 것”이라고 협치할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당이 다른 자치구 시민들은 구의 사업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염려하겠지만 그런 일이 최소화되도록 마음을 모으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적이 다른 구청장들과도 최대한 협치해 나갈 뜻을 밝혔다.

다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이번 선거 승리를 내세워 민주당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21대 국회 시작부터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을 독차지해 힘자랑만 일삼아온 게 나비효과가 돼 지선과 대선 결과로 나타났다. 협치하라는 민심에 정말 응답해야 한다”며 “1년 전 민주당이 약속한대로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돌려줘야 한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원내 1·2교섭단체가 교체해 맡아온 것은 상호 견제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오랜 전통이고 협치 정신”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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