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계양을 등 여야 막론 후보들 ‘첫날 투표’ 나서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투표를 한 (좌측부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뉴시스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투표를 한 (좌측부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6·1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후보들이 대체로 본투표일인 내달 1일보다 사전투표 첫 날인 27일부터 투표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오세훈부터 이재명까지…여야 후보 모두 ‘첫날’ 투표소 찾아

오전 6시부터 시작된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 여야 후보들은 물론 당 지도부에 이르기까지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는데,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7일 오전 배우자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와 함께 서울 광진구 자양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로 사전투표를 꺼려하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선 부정선거 걱정 말고 오늘과 내일, 가까운 투표소로 가서 사전투표해주기 바란다”고 가급적 사전투표에 참여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지지율과 득표율은 다르다. 서울시장은 여론조사 지지율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투표장에 가서 투표하는 사람이 결정한다. 꼭 투표해주셔야 한다”고 투표 참여를 적극 독려했는데, 비단 국민의힘에서만 사전투표에 나선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역시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해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같은 날 오전 용산구 이촌 제1동 주민센터에서 아내 남영신 씨와 두 자녀 등 가족과 함께 관외 사전투표를 한 뒤 “민심은 여론조사에 표현되지 않는 게 많다고 본다. 투표하면 결정된다”고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초박빙 접전으로 판세 예측이 어려운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를 찾았는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 1시간도 안 된 오전 6시 20분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행정복지센터 4층에 마련된 투표소를 배우자 유형동 변호사와 함께 찾아와 투표에 참여했으며 투표 후 “100표, 200표로도 갈라질 수 있는 승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지사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의 승부처로 꼽힐 만큼 초접전 양상이고 여론조사기관마다 결과도 제각기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데,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4~25일 경기도 유권자 1008명에게 진행한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김은혜 45%, 김동연 37.4%로 나왔으나 매일경제 의뢰로 메트릭스가 지난 20~21일 경기도민 800명에게 진행한 후보 지지도 조사(95%신뢰수준±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반대로 김동연 41.6%, 김은혜 39.4%로 나왔다.

이렇듯 누가 앞서는지 예측이 어렵다 보니 김 후보도 투표 독려에 나섰는데, 김은혜 후보보다 조금 늦은 오전 7시쯤 배우자 정우영씨와 함께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김동연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경기지사 선거가 전국 지방선거 승패의 가늠자가 되고 있어 책임감과 함께 이기겠다는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한 표가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만큼 사전투표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초접전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지역에서 여야 후보들은 이날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에 나섰는데,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정하 원주갑 국회의원 후보, 원강수 원주시장과 함께 강원 원주시 무실동 원주문화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으며 김진태 후보와 경쟁 중인 이광재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도 이날 오전 9시40분쯤 강릉문화원에 있는 강릉 교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마지막 선거란 각오로 절실한 마음으로 투표했다. 여론은 분명 좁혀지고 있다”고 막판까지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 사전투표에 왜 매달리나? 지지층 결집 여부로 판세 갈려

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7일 오전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트위터
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7일 오전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재명 트위터

이밖에도 대구시장 출마자들부터 대전시장 후보인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와 허태정 민주당 후보도 배우자와 함께 사전투표소를 찾아와 투표했으며 지방선거는 아니지만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후보도 이날 오전 인천 계산4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홀로 사전투표한 뒤 “여론조사가 아니라 실제 투표를 많이 하는 측이 이긴다”고 역설했고, 자신의 SNS에도 인증사진과 함께 “반드시 투표하면 반드시 이긴다. 새로운 세상을 위해 꼭 투표해 달라”는 글과 함께 ‘#투표하면 이긴다’는 해시태그까지 달았다.

이처럼 이 후보가 사전투표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데에는 사전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에 따라 당락에 영향을 미칠 거라 보기 때문인데, 정치컨설턴트인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지나 26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계양을에서 사전투표율이 30% 정도 나온다면 이 후보에게 좀 희망적일 수 있다. 40대는 이재명인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그래도 40대 화이트칼라가 투표장에 나왔다는 뜻”이라며 “지방선거에 경합되고 관심이 많이 집중돼 있는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높다면 선거판이 흔들린다. 사전투표율이 20% 초반 정도에 머무른다면 이 후보가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다고 꼭 민주당 후보가 유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는데, 역대 재보선 중 가장 높은 20.54%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지난해 4·7 재보선에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하면서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등 진보정당에 유리할 것이란 기존의 공식도 이미 깨져버렸고 지방선거의 경우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율이 낮은 편이어서 지지층 결집 여부로 판세를 결정지을 수 있기에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사전투표에 나서줄 것을 적극 호소하고 있다.

그래선지 선거가 치러질수록 사전투표율은 점점 높아져 이번 선거의 사전투표율은 정오 기준으로 200만명 가까이 참여한 4.5%를 기록하며 4년 전 지방선거 때 3.7%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는데, 다만 이 시간 기준으로 최고 투표율은 전남(8.5%)과 전북(6.3%) 등 호남지역이 높게 나오고 있는 반면 여전히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지 보수의 아성인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3.1%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사전투표를 마친 뒤 자당 지지층인 보수성향 유권자들을 향해 “어떤 일이든 미리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투표도 마찬가지”라며 “본투표보다 사전투표일에 투표하는 게 더욱더 중요하다. 우리 국민의힘 지지자 여러분들께선 본투표 이전에 사전투표를 활용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고, 이날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모두 사전투표에 참여한 민주당에서도 박홍근 원내대표가 “오늘 사전투표가 시작됐는데 대한민국이 균형과 중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 투표로 선택해주기 바란다”고 사전투표에 참여해줄 것을 촉구했다.

비록 국민의힘은 승리를 지레 장담해 지지층의 투표율이 떨어질까 우려해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는 반면 민주당은 대선 결과에 실망해 지선 투표도 불참하는 사태가 일어날까봐 사전투표 참여를 호소한다는 점에서 그 속내는 다르다지만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선 11.49%였던 사전투표율이 2016년 총선에선 12.19%, 2018년 지방선거에선 20.14%, 2020년 총선에선 26.69%, 2022년 대선에선 36.93%로 선거에서 사전투표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어느 정당이든 사전투표를 소홀히 볼 수 없어졌다.

심지어 군소정당 출신 후보조차 이는 마찬가지인데,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이정미 정의당 후보도 오전 9시 연수구 송도5동 아파트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많은 주민들이 투표에 더 적극 참여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첫 번째 투표날인데 사전투표 일찍 하고 또 주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할 생각”이라고 말했고, 기본소득당 김한별 후보는 오전 10시 용현1·4동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치고 적극적인 투표를 한 목소리로 독려했다.

◆ 전·현직 대통령까지 사전투표 나서…‘대선 연장전’ 성격 의식?

27일 사전투표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우). ⓒ뉴시스
27일 사전투표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좌),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우). ⓒ뉴시스

높은 사전투표율이 판세를 흔들 수 있다 보니 이날 사전투표에는 전·현직 대통령이 참여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는데,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7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퇴임 후 첫 선거 투표를 마쳤고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임에도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투표야말로 우리 정치, 대한민국을 발전시킨다. 더 많이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맞불을 놓듯 현 대통령인 윤 대통령도 같은 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용산구의회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는데, 이 뿐 아니라 윤 정부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종로구 가회동 사전투표소를 찾아 투표하는 등 전·현직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마치 대선 연장전을 방불케 하는 모양새다.

대선 끝난 지 3달도 안 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이재명·안철수·김동연 등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후보들이 대거 등판한 점도 이번 선거를 더더욱 대선 연장전 성격으로 비쳐지게 만들고 있는데, 지난 대선에서 신승한 윤 대통령으로선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집권 초 국정운영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는지 민주당에서 현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27일 대통령실 관계자가 나서서 “정부는 검토한 적도 없고 현재 추진 계획도 없다”고 적극 반박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대 여야를 대표하는 전·현직 대통령까지 모두 이날 사전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지지층 결집 여부로 판세가 좌우될 수 있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과연 어느 당이 더 많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나오게 만들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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