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의 길 마무리한다. 주어진 소임에 온 힘 쏟았다"
"검찰 상황 어려울수록, 소통과 화합에 힘 써 달라"
검수완박에는 "국민 피해로 돌아가" 반대입장 표명
민주당정권에서 탄탄대로 걷던 간부들, 용퇴 시작?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좌)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우). 시사포커스TV(좌), 뉴시스ⓒ(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좌)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우). 시사포커스TV(좌), 뉴시스ⓒ(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사단으로 알려졌던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사법연수원 26기)이 17일 "이제 공직의 길을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검찰 구성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앞서지만, 책임을 다하는 아름다운 이별이 필요한 때인 것 같다"면서 "그간의 많은 배려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동고동락했던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함께 최선을 다한 열정의 나날들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주어진 소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온 힘을 쏟았다"고 소회하면서 "검찰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모두가 소통과 화합에 더 힘쓸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리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지검장은 추 전 장관의 체제에서 검사장으로 승직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의 중요 자리에 올랐고, 박범계 전 장관 당시에는 법무부의 검찰국장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며 탄탄대로를 달려왔었다.

특히 그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채널A사건에 대해 수사팀의 보고를 수차례 반려하여 지연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여 한 후보자와 그다지 좋지 못한 관계인 만큼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은 한 후보자의 임명을 앞두고 내린 용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이 지검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에 대해서는 검찰 조직과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미흡하다면 보완을 해야지 오히려 약화시키면 사법 정의가 흔들리고, 이는 곧 국민 피해로 돌아간다"고 지적했었다.

한편 일각에서는 검찰 조직 내부에서 간부급의 사의 표명이 연이어 나올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는데, 이는 한동훈 후보자의 임명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 후보자보다 높은 기수들 중 민주당 정권의 성향으로 분류됐던 간부급 인사들의 사의 표명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즉, '반윤'(반윤석열) 라인에 있었던 간부급 인사들이 한 후보자가 임명되면 곧 이어질 검찰 인사 단행에서 좌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라리 용퇴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내렸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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