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 2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반사이익 톡톡
엔데믹 도래하면서 게임사 실적 들쑥날쑥
자체 IP 중요해져…있어도 제대로 못 만들면 유저들 외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국내 게임사 대부분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게임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반사이익으로 지난 2년 동안 큰 성장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국가가 많아져 다시 게임사 자체 실력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기가 오면서 대표 지식재산권(IP)의 유무로 실적이 크게 갈렸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필두로 호실적을 거뒀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필두로 호실적을 거뒀다. ⓒ엔씨소프트

■ 엔씨·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효자 IP’로 대박

엔씨소프트는 1분기 실적 결산(이하 연결기준) 결과 매출 7903억원, 영업이익 2442억원, 당기순이익 168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0%, 110% 늘었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IP이자 효자 IP인 ‘리니지’ 덕분이다. 모바일 게임은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97% 상승한 64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게임별로 살펴보면 리니지W는 3732억원, 리니지M 1159억원, 리니지2M 1274억원, 블레이드 & 소울 2는 242억원이다.

특히 리니지W는 2021년 11월 출시 이후 약 5개월 간 73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도 전 분기 대비 각각 31%, 2% 증가했다.

PC온라인 게임 매출 부문에서도 리니지 262억원, 리니지2 235억원, 아이온 161억원, 블레이드 & 소울 70억원, 길드워2 203억원을 기록했다.

엔씨는 올해 하반기 중 ▲PC·콘솔 신작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출시 ▲리니지W의 북미·유럽 등 서구권 출시 ▲블레이드 & 소울 2의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 출시를 준비 중이다. TL은 오는 여름 쇼케이스를 열고 상세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배틀그라운드’의 크래프톤도 분기 매출 기록을 다시 썼다. 크래프톤은 1분기 매출 5230억원, 영업이익 3119억원, 당기순이익 24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37.3%, 26.4% 증가한 수치다.

PC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1061억원을 기록했으며, 콘솔은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해 모든 플랫폼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기여한 모바일 분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3959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IP 콜라보레이션 및 탄탄한 라이브 서비스 구조를 기반으로 유저의 관심과 충성도가 계속해서 높아져 매출이 확대됐다.

크래프톤은 연내 프로젝트M과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신작 게임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곧 출시 일정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사전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사내 프로젝트 인큐베이팅 조직을 통해 딥러닝 기반의 게임을 개발하고 스팀 플랫폼에서 퍼블릭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일찌감치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게임즈도 ‘오딘’의 인기를 톡톡히 누렸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은 4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170% 증가했다.

모바일 게임 부문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국내 매출 안정화와 대만 출시에 기반해 전년 동기 대비 195% 증가한 약 177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첫 진출을 한 오딘은 인지도가 낮은 신규 IP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말 대만 출시 후 한 달 동안 약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을 알렸다.

카카오게임즈는 유력 타이틀들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대작 신작들의 순차적인 출시를 통해 제 2의 도약을 도모한다. 여기에 글로벌 IP 확보와 차별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통해 추가 성장을 이끈다.

먼저 메가 히트 기대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국내 출시와 더불어 하반기에 글로벌 시장 성과가 기대되는 최고 그래픽 퀄리티의 수집형 RPG ‘에버소울’, 차별화된 미래 세계관의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비롯해 PC온라인 생존게임 ‘디스테라’, 엑스엘게임즈의 모바일 신작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순차적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컴투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 에 합류했다. ⓒ컴투스
컴투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 에 합류했다. ⓒ컴투스

■ 대표 IP 없거나 힘 못쓰면 쪽박

반면 3N 중 넥슨과 넷마블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컴투스 그룹, 펄어비스, 위메이드와 데브시스터즈도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넥슨은 매출 9434억원(91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어든 3992억원(385억엔)에 그쳤다. ‘FIFA 온라인 4’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나머지 게임들의 매출이 부진하면서 성장하지 못했다.

넥슨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전 격투게임 ‘DNF Duel’, MMORPG ‘HIT2’, 3인칭 슈팅 게임 ‘아크 레이더스’, 글로벌 멀티 플랫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등 연내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를 준비 중이다.

넷마블은 10년 만에 충격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대형 신작이 부재한 상황에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넷마블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315억원, 영업손실 119억원, 당기순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부진에는 ▲1분기 대형 신작 부재 ▲기출시 게임들의 하향 안정화 ▲해외 사업의 계절적 요인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해 인건비는 30.2% 증가한 1868억원, 마케팅비는 45.5% 증가한 1129억원을 지출했다.

넷마블은 2분기 이후부터 그 동안 담금질해 온 다양한 기대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2의 나라: Cross Worlds’ 글로벌을 시작으로, ‘골든 브로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머지 쿵야 아일랜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또 하반기 최고 기대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포함, ‘오버프라임’,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하이프스쿼드’, ‘그랜드크로스W’,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등도 순차적으로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는 각각 27억원과 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컴투스는 역대 1분기 최대인 13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과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따른 다각도의 투자로 인해 연결 실적 상의 일시적 이익 감소로 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홀딩스 역시 관계 기업 투자이익 감소와 신사업 추진 투자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컴투스 그룹은 2분기부터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한 게임들을 활발하게 출시하고, C2X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확장해 실적 개선을 도모한다.

펄어비스는 1분기 매출 914억원, 영업이익 52억원, 당기순이익 5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60.3% 감소했다. 펄어비스는 2분기에도 글로벌 퍼블리싱 역량을 기반으로 검은사막과 이브 IP의 안정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작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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