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대 지지율 강용석, 승부수 건 후보 단일화 제안...김은혜 '고심'

오는 6월 1일에 열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좌측 사진)에게 강용석 무소속 후보(우측 사진)가 공식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시사포커스DB
오는 6월 1일에 열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좌측 사진)에게 강용석 무소속 후보(우측 사진)가 공식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경기도지사 자리를 놓고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으로 엎치락 뒤치락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강용석 후보가 선거 향방을 가를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

◆ 경기지사, 엎치락 뒤치락 하지만 김은혜-김동연 양강구도 뚜렷

여론조사전문회사인 한국갤럽이 중앙일보의 의뢰로 지난 13~14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경기도지사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40.5%의 지지를 받으며 김동연 민주당 후보(38.1%)를 2.4%포인트 오차범위 내 격차로 다소 앞선 것으로 기록됐다. 이어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4.0%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의 의뢰로 지난 10~11일 양일간 경기도민 성인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42.4%를 받으며 김은혜 후보(41.8%)보다 0.6%포인트 오차범위 내 격차로 앞선 것으로 집계됐고 , 당시 강 후보는 마찬가지로 5.1%의 지지율을 보이며 무시할 수 없는 표심을 받고 있었다.

한국갤럽의 조사는 유선(15.3%)과 무선(84.7%)을 병행한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였다. 그리고 KSOI의 조사는 무선 100%의 자동응답방식(ARS)의 전화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였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 경기지사 운명 가를 변수로 떠오른 강용석...다만 전략적 투표 될 가능성도 있어

한편 일각에서는 여야 후보들의 양강 구도가 뚜렷한 상황에서 결코 낮지 않은 표심을 받고 있는 강 후보가 여야의 승리 향방을 가를 최대 돌발변수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단일화를 하게 된다면 김은혜 후보가 승리가 우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점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김은혜 후보와 강 후보가 후보 단일화 협상이 끝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강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이 강성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들이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을 향한 표심이 더 우세하다고 분석되고 있는 경기도 지역에서 김은혜 후보는 강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층의 선택에 따라 경기도지사가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기도 하다. 

◆ '단일화 없다'던 강용석, 김은혜에  단일화 제안 "당적 빼고 여론조사 통해 결정"

그러나 강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도하차할 의향은 없음을 피력하면서 "강용석 후보 선대위는 우파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며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단일화 조건은 양자TV토론 3회 후에 당적을 뺀 이름만을 넣고 1회만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에 따라 승복하고 선거운동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라고 단일화 방법을 제시했다. 

즉, 강 후보도 마찬가지로 후보단일화가 되지 않는다면 자신도 경기도지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판단했기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며, 자신의 입장에서도 향후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으로 복당할 기회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더욱이 보수 우파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결정을 하여 보수진영에서 패배를 하게 된다면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의 화살도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이기에 후보 단일화 제안 카드가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분석된다.

◆ 강용석 단일화 제안에 하태경 "김은혜 안 받을 것...극단 세력과 단일화 안돼"

그렇지만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강용석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김은혜 후보가 안 받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하 의원은 "(대선 때)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과정처럼 이해하면 된다"며 "당시 안철수 후보 개인 결단의 문제였듯이 지금은 강용석 후보의 개인 결단의 문제다. 누가 단일후보가 돼야 되는지 이미 결정 난 것인데 이걸 가지고 협상하자 하는 건 억지스럽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강 후보에게 남은 선택은)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라면서 "우리 당의 기본 입장은 중도확장, 청년중도확장이기에 극단세력과는 경선을 통한 단일화는 없다"고 분명히 했다.

◆ 김근식 "굉장히 복잡한 셈법, 강성 이미지 더 씌워져 중도층 이탈 가능성 있어" 경고

아울러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강 후보가 갖고 있는 4~5%의 지지율을 단일화 하면 당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에 굉장히 복잡한 셈법이 있을 수 있다"면서 "김은혜 후보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중도적이고 합리적이며 상당히 똑똑한 후보의 이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강 후보와의 단일화가 오히려 극우적이고 너무 강성의 이미지가 더 씌워질 수도 있기 때문에 중도층 이탈 가능성도 정확히 계산해 봐야 한다"고 강조하며 역풍 가능성을 우려했다.

다만 김은혜 후보는 지금까지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 말은 아끼면서도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오지 않아 그 가능성을 열어 두는 분위기로 읽혔었지만, 그간 '단일화는 없다'던 강 후보가 갑작스러운 단일화에 대한 태도 변화로 인해 조만간 분명한 입장을 표명할 때가 다가온 상황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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