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1분기 영업익 LG생건, 72.9%‧ AP 13.4% 하락…중국 탓
LG생건, 지난달 더 크렘샵 인수 등 적극…AP, 포트폴리오 재구성 중

국내 화장품 업계 1분기 실적이 중국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시사포커스DB
국내 화장품 업계 1분기 실적이 중국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 1분기 실적이 동반하락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LG생활건강은 52.6%, 아모레퍼시픽은 10.4% 하락했다. 애경산업은 같은 기준으로 3% 상승했지만 화장품 부문은 0.3% 하락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봉쇄를 이어간 영향 등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는 중국시장 보다 북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화장품 1분기 영업익 LG생건, 72.9%‧ AP 13.4% 하락…중국 탓

11일 LG생활건강은 1분기 연결 실적(잠정)을 공시했다. 이 기간 동안 매출은 1조6450억 원, 영업이익은 175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 19.2%, 영업이익은 52.6% 감소했다. 중국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뷰티사업부문은 중국 영향으로 1분기 매출 6996억 원, 영업익은 69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9.6%, 영업익은 72.9% 감소했다. LG생활 건강측은 중국 실물경제가 근래 경험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중국 현지 사업과 면세점 채널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홈케어 및 데일리 뷰티는 1분기 매출은 6.1% 성장했지만 영업익은 16.6% 감소해 매출 5526억 원, 영업익 5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런 결과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영향으로 영업익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음료부문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작년 1분기와 대비해 9.9%, 영업익 2.6% 성장한 매출 3927억 원, 영업익 514억 원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적 완화 등의 영향으로 식당채널에서 코카콜라가 성장했다.

지난달 28일 아모레퍼시픽이 발표한 경영성과를 살펴보면 매출은 1조2628억 원, 영업익 1712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9.0%, 영업익은 13.4% 하락한 결과다.

주력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1조1650억 원, 영업익은 1580억 원으로 매출 7%, 영업익 10.4%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중 국내 사업은 같은 기간 매출 9.9%, 영업익은 10.6% 하락했고 해외사업은 6.1%, 영업익은 19.5% 하락했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온라인 매출은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시장 실적은 중국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시장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아마존 등을 통해 63% 매출 성장을 달성하기도 했다.

애경산업은 지난 10일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연결기준 1분기 매출액은 1399억 원, 영업이익 78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영업익은 2% 증가했다. 이는 생활용품 부문에서 매출과 영업익이 각 6%, 21.9% 증가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선방 한 것으로 보인다.

애경도 중국 영향을 크게 받아 실적이 감소했지만 일본 온·오프라인에 진출해 판매채널을 확대해 가는 등 글로벌 영역 다각화를 시도 중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 덕분에 국내 화장품 산업 규모가 커진 것은 맞지만 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 조치 등으로 시작한 변동성은 업계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며 "대형 화장품 브랜드들은 포스트 차이나를 강하게 외칠 수 없지만 중소 브랜드들은 포스트차이나를 실현하고 있으며 대형브랜드들은 다각화를 통해 북미시장 본격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포스트 차이나, 북미로 진격 중 K뷰티

국내 화장품 업계가 북미시장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실제 대미 화장품 수출현황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017년 4억5023만 달러 규모에서 작년 8억4251만 달러로 87.12% 증가했다. BTS를 필두로 한 K-POP 영향이 K-뷰티에도 영향을 끼쳤던 일본에서 강하게 불었던 한류와 추이를 같이하고 있어 북미 시장 등에서도 실적 증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미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약 926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으며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북미 시장 진출은 중남미 시장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여서 북미시장 성공은 매우 중요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크렘샵 대표 제품과 BT21 협업 시트마스크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크렘샵 대표 제품과 BT21 협업 시트마스크 ⓒLG생활건강

이런 상황속 중국시장 변동성을 의식해 국내 화장품 업계가 K뷰티 조준점을 미국으로 돌리고 있는 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미국 시장에 외형적으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LG생활건강이다. 지난달 미국 더 크렘샵을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65%를 사들였다. 작년엔 미국 헤어케어 기업 보인카 지분 56%를 인수했고 2020년에는 지난 2020년에는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을 확보했다. 아울러 지난 2019년에는 미국 기업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해 북미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지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높여 나가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하는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북미시장에서 주요 브랜드가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다각화한 라네즈가 립 슬리핑 마스크를 중심으로 판매 호조를 나타냈고 설화수도 온·오프라인 모두 매출이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 숍 진출 전략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중이다. 또 작년 11월 BTS 미국 LA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했고 협업 홍보영상 등을 상영하기도 했다.

서경배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한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체질 혁신 등 3대 추진 전략을 실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서 회장이 강조한 3가지가 북미시장에서 브랜딩을 추진하고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 입점에 적극적이며 북미시장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이뤄나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미샤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작년 아마존 매출이 전년 대비 115%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20년 4월 미국 법인을 다시 설립한 후 아마존에 입점한 이후 1년 만에 이룬 성과다.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시장에서 K뷰티가 정교한 피부관리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스킨케어 제품과 셀프 스킨케어 관심이 높아져 매출이 성장했다고 에이블씨엔씨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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