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진실 드러나”…국민의힘 “김대업·생태탕 넘는 새로운 쑈”

(좌측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대장동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15일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나눈 음성파일을 뉴스타파가 공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라고 역공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대선 막판까지 네거티브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김만배 “尹,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與 “범인 밝혀졌다”

앞서 뉴스타파는 지난 6일 김씨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의혹 사건 때 대장동 대출 브로커로 수사 받던 조우형 씨 부탁으로 해당 사건의 주임 검사이자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 후보에게 박영수 전 특검(이하 박 변호사)을 소개해줬다고 김씨의 2021년 9월 15일 녹취록 내용을 근거로 보도했는데, 이 뿐 아니라 뉴스타파는 김씨와 박 변호사가 평소 친분 있던 윤 후보에게 부탁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회장과 부회장만 구속시키는 선에서 무마했다고도 해당 녹취록을 내세워 주장했다.

반면 뉴스타파는 이 후보가 화천대유 대주주 등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달리 화천대유 측에선 성남시의 통제로 불이익을 받아 불만이 컸다고 보도했는데,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화천대유 아래에 천화동인이란 이름의 회사 18개를 만든 뒤 자신과 가까운 법조인들에게 나눠주려 계획했으나 성남시가 대장동 수익 중 3700억원을 먼저 배당받아 가기로 사업을 설계해 이 계획을 실행할 수 없었고 대장동 사업을 추진한 성남의뜰 운영비 250억원도 화천대유가 부담케 돼 “이재명이 난 놈이야”라면서 불만을 표한 것으로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의 대화 음성파일이 함께 보도되자 이 후보는 해당 보도 링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적반하장 후안무치의 이 생생한 현실을 널리 알려 달라”고 호소했으며 7일 부산 창선 삼거리 유세를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나 “무려 4만 명에 가까운 피해자를 만든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당시 제대로 수사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줄어들지 않았을까”라고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대장동 사건의 진실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위대한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믿는다”고 주장했으며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7일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드디어 저희가 일관되게 주장한 대장동 몸통이 왜 윤석열과 박영수인지 드러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법사위를 소집해 이 문제를 다루고 반드시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이 자리에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녹취내용을 들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화천대유 등에 특혜 줬다는 국민의힘 주장과 달리 성남시 통제 때문에 여러 불이익을 받아 (화천대유 측이)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라며 “저희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거짓말 릴레이를 끝낼, 지체 없이 성역 없이 특검하자는 3무 특검으로 대장동 의혹을 밝혀내겠다”고 공언했고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이제 범인이 밝혀졌다. 불법 비리를 눈감아준 자가 대장동 특혜의 씨앗이자 출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김영배 의원은 윤 후보가 TV토론에서 김만배씨를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한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윤석열 주임검사와 박영수 변호사, 김만배 씨가 깐부였다”고 역설했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은 “이 후보 중심으로 바라보던 프레임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이들은 이날 중 법사위를 열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천명한대로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오후에 민주당 단독으로 법사위를 개최했다.

◆ 강력 대응 나선 국민의힘 “여론조작 마라…조우형, 尹 본 적 없다”

국민의힘 김은혜 공보단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버려진 대장동 문건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힘 김은혜 공보단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버려진 대장동 문건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강산 기자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이 같은 의혹 공세에 즉각 반박에 나섰는데, 이준석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선거 막바지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가 도를 넘고 있다. 민주당은 왜 항상 녹취록을 가져와도 범죄에 연루된 분들의 증언만 가져오는지 의문이고 이 후보는 이걸 좋다고 퍼뜨리고 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이 후보를 직격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엔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운영자가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 관련 게시물 추천수를 조작했다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뒤 “오늘 새벽, 여러 커뮤니티에서 집단적 여론조작 행위가 발생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제2의 드루킹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게시물이 추천 받지도 않았는데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추천을 받아 주요 게시물이 됐다는 일부 이용자들의 주장이 나와 조작 논란까지 일었는데, 이 대표는 “이번에 발생한 여론조작 사건에도 민주당 관계자가 관여한 것으로 확인되면 민주당은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최다추천 게시물을 자동으로 추천하게 만든 URL이 삽입된 게시물을 업로드한 사용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당 김성범 선대본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7일 새벽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만배 녹취록 게시글에 순식간에 천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단지 클릭만 했을 뿐인데 해당 게시글에 대한 추천까지 연결됐다는 항의였는데 궁지에 몰린 이재명의 민주당이 드루킹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일침을 가했으며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뉴스타파의 김만배 녹취록 보도는 몸통인 이 후보를 감싸기 위한 조작이자 정치공작이다. 녹취록 발췌를 통해 왜곡할 생각 말라. 생떼탕 시즌2, 김대업 시즌2보다 더한 정치공작”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여론조작 의혹으로 역공에 나섰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은 해당 녹취내용에 대해서도 녹취 시점과 내용 등을 문제 삼으며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는데, 차승훈 선대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021년 9월 14일은 대장동 특혜 비리 의혹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화천대유 지분 100% 소유주 김만배가 특정되던 시기였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3년만 살고 나올 수 있었기에 검찰 수사 개시가 예상되자 이 후보를 당선시켜 빠져나오려 했던 것”이라며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폭로해 실형을 받았던 김대업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뿐 아니라 허은아 수석대변인도 “6개월 전 통화가 대선 3일 전에 공개됐다는 사실 자체로 네거티브 기획이라는 제목을 단 셈”이라고 꼬집었으며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은 녹취록에 나오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 간 관계에 주목해 “각본 읽듯 스토리를 전개하는데다가 김만배가 한국일보 훨씬 선배인 신학림과 대화했다는 녹취록에 선배한테 자신을 형이라고 지칭한다. 짜깁기한 작품”이라고 녹취록 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같은 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24일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전담수사팀이 조우형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해 작성한 검찰 진술조서까지 공개하면서 녹취록 내용이 거짓임을 지적했는데, 조서에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관련 검찰 조사 받을 당시 대검 중수부에서 윤석열 중수과장을 만나거나 조사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조씨가 “저는 윤 검사를 만난 적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으며 윤 후보가 커피를 타주면서 조사를 무마해줬다는 김씨 녹취록과 달리 조씨는 윤 후보가 아니라 박모 검사가 커피를 타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앞서 JTBC가 보도했던 ‘김씨가 오늘은 올라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했으며 조씨는 실제로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주며 첫 조사와 달리 잘해주더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는 남욱 변호사의 발언조차 이 조서에 따르면 조씨는 남 변호사에게 말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나와 도리어 김만배씨와 남 변호사가 사전에 말을 맞춘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는데, 단지 박영수 변호사 선임에 대해선 조씨가 김만배의 소개로 선임하게 됐다고 인정했다.

◆ 선거 막바지 尹 겨냥 의혹 공세, 與 초조해져 무리수?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심지어 박 변호사 측에서조차 7일 김씨 음성파일과 관련해 반박에 나섰는데, “박 변호사는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상식을 벗어나 후배 검사들에게 수임사건을 청탁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고 조우형 사건을 검찰에 청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조우형 관련 수임사건은 동인이 타인의 돈거래 사건에 관여한 참고인 신분사건으로 불법대출의 당사자 사건이 아니었고 법무법인 입장에서도 (조우형의) 불법대출 알선사건 관련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입장을 내놨다.

또 박 변호사 측에선 “검찰 관행상 특수수사를 진행함에 있어 수사계획에 내부통제시스템을 마련하고 단계별 수사활동을 점검해 위법·부당 요소의 개입을 차단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부 보도처럼 변호사의 청탁에 의해 무지막지하게 사건을 덮어버리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사안의 전후정황도 모르는 일반 국민들 상대로 근거도 없는 사적 대화내용 등을 인용해 박 변호사가 조우형 불법 대출 알선 사건을 수임해 마치 사건 청탁을 하는 등 부적절한 변론을 한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급기야 “오죽 방법이 없으면 이런 졸렬한 수준 이하의 선거운동에 매달릴지 애잔할 정도”라고 민주당을 직격한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7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와 민주당은 막판 패색이 짙어지자 불리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정치공작과 여론조작을 무차별하게 자행하고 있다.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표심 왜곡이 도를 넘어서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정치공작을 선언하고 국민들께 사죄하기 바란다. 선거 뒤에도 저희가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할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권 본부장은 “판세가 불리하니까 역전시키려고 그러는 것 같은데 이런 식의 네거티브로는 결코 판세를 엎을 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기획된 정치공작으로 정권교체의 열기를 막을 순 없다”고 힘주어 말했는데, 이날 공개된 조씨의 진술조서에 대해 민주당이 명확히 반박하지 못할 경우 도리어 윤 후보를 공격하던 소재로 삼으려다 역풍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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