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혜경씨가 '불법 갑질 의전'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금인 경기도 법인카드의 사적 유용 의혹까지 일며 비판 목소리가 가열됨에 따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으나, 부정 행위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아 알맹이 없는 맹탕 사과라는 비판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갑질 피해자이자 제보자였던 전 경기도청 소속의 7급 공무원 A씨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었다"며 "김혜경 여사는 정작 중요한 질문, 꼭 답해야 하는 질문에는 하나도 정확하게 답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씨는 김혜경씨를 향해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면서 "인정하고 사과 한다면서도 정작 답하지 않은 질문 '법카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에 대해 답하라)"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국민의힘 측에서도 김혜경씨의 사과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는데, 함인경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김 씨의 사과는 '사과한다고 하니 진짜 사과하는 줄 알았느냐'고 할 정도로 국민을 우롱하는 맹탕 사과였다.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로 또 공익신고자 A 씨와 국민은 기만 당했다"고 지적하면서 "도대체 법인카드를 어디까지, 얼마나 쓴 것인가. 그 많은 소고기와 샌드위치 등 음식은 누가 다 먹었느냐"고 몰아붙였다.

더욱이 검사 출신인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하나마나 한 이야기를 하고 기록상 '사과했다' 이렇게 남기려고 했던 거 아닌가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김혜경씨의) 그냥 '감사 조사를 협조하겠다'는 이 말은 사실 '시간끌기 하겠다'는 정도밖에 안 보인다. 내용 없는 사과는 좋은 사과가 아니다"고 꾸짖으면서 "(그렇다면) 나온 거라도 밝혀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자가격리에 들어갔을 당시, 경기도 법인카드로 구입했던) 소고기를 누가 먹었는지 밝혀라"고 직격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김혜경씨의 횡령 의혹 논란에 대해 "이게 전부 드러난 사실만 하더라도 잡범수준의 치졸한 범죄행위"라며 "단순히 과잉의전이라고 하는데 공금횡령이라든가 공공물자 착복이라든가 또는 아랫사람을 의무 없는 일을 시키는 강요죄, 직권남용죄, 이런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인 것"이라고 상황을 짚기도 했다.

심지어 감사원장 출신인 최재형 선대본부 상임고문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감사에서 지적되었어야 할 뿐 아니라 업무상 횡령의 죄책까지 물을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횡령죄를 비판한 바 있는데, 그는 이날에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하여 "공무원이 법인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당연히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고 김혜경씨가 그 내용을 알았다면 공무원 범죄에 대한 공범으로도 책임을 져야 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