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평‧4000종 ‘보틀벙커’ 와인 대중화 시대 주목, 오픈런 발생도
세븐일레븐, 카페형→와인 특화로 가닥

“주류법상 와인은 오프라인에서만, 전문적이고 세분화 된 와인 수요에 반응”

구랍 23일 문 연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내 보틀벙커에서 오픈런이 발생했다. 보틀벙커 오픈 후 3일간 매출액은 6억 원이었으며 주요 구매자 연령층은 2030세대 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구랍 23일 문 연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내 보틀벙커에서 오픈런이 발생했다. 보틀벙커 오픈 후 3일간 매출액은 6억 원이었으며 주요 구매자 연령층은 2030세대 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정부 방역실패로 코로나19로 장기화되면서 홈술 트렌드와 보복소비가 확산됐고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2년간 와인대중화에 집중했다. 특히 접근성이 높은 대형마트와 편의점 채널에서 와인 전시공간을 확대하고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와인수입액은 5억617만 달러(6052억7808만 원, 2022년 1월 11일 환율 기준)로 전년 동기보다 76% 급증했다. 와인 성수기로 여겨지는 코로나19 본격 유행전인 지난 2019년 2억5926만 달러(3009억7125만 원, 2022년 1월 11일 환율 기준)와 비교하면 95.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 및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입액 증가는 홈술 및 혼술 트렌드 강화와 함께 1만 원대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계층 수요를 만족시키며 와인애호가를 늘렸다는 평가다.

특히 와인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없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아야 한다.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와인 카테고리에 힘을 쏟는 이유기도 하다.

와인 판매처도 과거와 달리 접근이 용이한 대형마트나 편의점으로 확대된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와인이 과거와 달리 거리와 가격 면에서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라며 "와인 시장이 커진 만큼 유통업계 내부에서도 경향을 강화하기 위해 더 전문적이고 세분화 된 와인을 제공해 와인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락인 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라고 말했다.

■ 대형마트, 다양한 소비 계층 공략…저가에서 고가와인 모두 구비

구랍 23일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를 오픈하고 매장 1층 면적의 70%(1322㎡, 402.93평)를 할애한 보틀벙커를 오픈하기도 했다. 보틀벙커에는 4000종의 와인이 전시돼 있고 로마네꽁티에서 데일리와인까지 선보이며 '보틀벙커에 없으면 어느 곳에도 없다'는 콘셉트로 와인 토털서비스를 선보였다.

아울러 호텔 출신 소믈리에가 상주해 맞춤형 큐레이션도 진행하고 국가별 와인 분류, 시즈널, 푸드페어링, 모먼트 3개 테마로 큐레이션을 진행하고 와인 시음공간도 운영된다.

제타플렉스 오픈 당일 보틀벙커 앞에 긴 줄이 늘어서며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오픈런이 발생하기도 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오픈 3일 동안보틀벙커 매출은 6억 원 실적을 올렸고 주류 매출은 전년대비 700% 이상 높은 매출을 보였다. 아울러 2030고객 비중이 53%를 차지했는데 SNS상에서 빈티지 상품 및 다양한 한정 상품 등이 입소문을 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는 곳이었지만 와인이라는 킬러 콘텐츠를 구성해 집객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며 "보틀벙커는 단순 집객 유도만이 아니라 대규모 와인 전문샵으로 역할을 통해 다양하고 희귀한 아이템을 제공해 국내 와인 애호가에게 즐거운 쇼핑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작년 와인 전체 매출은 전년비 11% 신장했다. 초 프리미엄 와인 매출이 두드러졌다. 50만 원 이상 와인 매출이 700% 늘었다. 가장 많이 팔린 와인은 1만~3만 원 대 와인으로 집계 됐다.

홈플러스는 18개국에서 생산된 500여 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내에 정규 운영 핵심 상품 개발에 집중해 2.4배 늘린 1200여 종 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차별화 상품개발에 집중해 20여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상위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점포 내 와인특화존도 확대한다.

이마트는 저가 와인을 저변을 넓힌 대형마트로 꼽힌다. 4900 원짜리 와인 도스코파스를 출시한 2019년 8월 이후 작년 11월까지 420만 병이 팔렸다.

이마트는 국내외 12개 이상 와인수입사와 손잡고 사전 기획해 대규모 물량을 주문해 가격을 낮추고 있다. 심지어 주류법상 PB를 만들 수 없어 현지 출시 후 수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격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는 인식이 강해 유통방식을 바꿨다"며 "기존 4000병 수준을 수입해 6개월 기간에 팔았다면 도스코파스 경우 100만 병을 수입해 4개월 만에 파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이 카페형 편의점을 리뉴얼해 와인 스튜디오로 거듭났다. 향후 유휴공간 확보 점포를 선정해 와인스튜디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카페형 편의점을 리뉴얼해 와인 스튜디오로 거듭났다. 향후 유휴공간 확보 점포를 선정해 와인스튜디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세븐일레븐

■ 편의점, 근접성 활용 와인 대중화 견인

세븐일레븐은 서울 강남구 소재 KT강남점 2층에 와인전문 컨셉샵 와인스튜디오를 구랍 27일 오픈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약 30평 공간에 300종이 넘는 다양한 와인을 갖추고 8개 섹션으로 나눴다. 와인 가격대는 5000 원에서 70만 원에 이르는 하우스 와인부터 프리미엄 와인까지 갖춰 와인 애호가들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와인스튜디오 곳곳에 와인 관련정보를 게시해 와인 입문자들도 지식을 쌓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세븐일레븐은 와인스튜디오가 단순히 와인 전시와 판매 목적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와인소믈리에 자격을 갖춘 MD가 참여하는 임직원 및 경영주 교육장 활용, 유명 와인유튜버와 함께하는 와인 홍보영상 등 SNS콘텐츠 촬영장으로도 쓰인다. 이를 위해 와인스튜디오 중앙공간에 바 테이블이 설치돼있다.

향후 와인스튜디오 운영효율 및 판매추이를 지켜 본 후 상권을 다양화 해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세븐일레븐 계획이다. 유휴공간 확보 점포 선정 후 전체 면적 최대 50%까지 와인스튜디오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카페형 편의점 모델 중 상권이 뒷받침 되는 곳이 주요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아울러 4200여개 와인 특화매대 운영점 확대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고상봉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장은 "와인스튜디오는 우리 생활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와인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와인 테이블 같은 곳"이라며 와인이 일상 주류 문화로 정착해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와인스튜디오를 통해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편의점이 소비자 중심형 플랫폼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24에 따르면 작년 와인판매량은 305만 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 약 6 병, 10초 당 1병꼴로 판매된 셈이다. 이마트24 와인 판매 호조는 편의점이 가까운 와인 구매처라는 인식을 각인 시키려는 노력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편의점 내 구색 맞추기가 아닌 와인이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와인과 페어링 해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이 함께 진열돼 시너지 효과가 난 것이라고.

이마트 24는 지난 2020년부터 주류특화매장 확대를 추진했고 3600여 점까지 확대했고 올해 4000여개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주류특화 매장은 숍인숍 수준의 와인 수십 종을 진열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직접 찾을 수 있는 O2O서비스 이용 매장을 늘리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는 지난 2020년부터 접근성이 우수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춘 편의점 특성을 강화해 왔다"며 "현재 와인은 이마트24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CU만의 'mmm!(음!)' 브랜드 와인으로 와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작년 1월 업계 최초로 와인브랜드를 론칭하고 데일리 와인으로 와인 소비자를 공략했다. 출시 1년 만에 음! 레드와인은 CU내 와인 매출 1위인 디아블로 카베르네 쇼비뇽을 제치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판매량 격차는 2.5배가량 차이가 났다고 BGF리테일 관계자는 전했다. 아울러 음!프리미엄은 월 평균 판매량 기준 3위, 음!쇼비뇨블랑은 5위를 기록하며 1년간 시그니처 브랜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경험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BGF 리테일은 음!와인 인기비결은 K-푸드와 페어링에 있다고 밝혔다. 홈술 문화 보편화로 가정식과 곁들이는 반주 문화가 소주와 맥주에서 와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BGF리테일은 지난 6일 음! 시리즈 4번째 제품인 음!스탠다드를 출시하며 작년에 있었던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음!와인은 비싼 와인이 맛있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일상속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와인 문화를 만들었다"며 자평하고 "음! 와인 시리즈를 통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GS25는 O2O 서비스인 주류 스마트 오더 서비스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와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 특화 상품 한정물량을 제공하며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와인25플러스는 약 3500여 전문 주류 전국 1만5000여 오프라인 소매점에서 받아 볼 수 있는 스마트 오더 시스템으로 다양한 수요에 부응해 한국형 온오프 연계 리큐어샵으로 확실히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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