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이 30일 댓글 조작 대응을 위한 '크라켄' 프로그램을 가동한 사실을 전하면서 "시범 운영 결과, 윤석열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조직적 댓글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영 선대위 디지털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개의 계정으로 유사한 댓글을 작성하는 방법으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를 악의적, 조직적으로 비방하는 징후를 포착했다"면서 "댓글 내용은 동일하지만, 이모티콘을 변경하거나 어순을 변경하는 등 동일 댓글 게시 어뷰징 대응 기능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도 포착됐다. 일부 댓글에 대한 공감수 급등 현상도 포착됐다"고 알렸다.

이어 이 본부장은 "매크로나 기타 프로그램을 이용한 비현실적인 증가라고 현재로써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반적인 공감수 증가 추세보다 휠씬 웃도는 조직적 증가 추세로 보이는 댓글이 탐지됐다. 이른바 '좌표 찍기' 방법 등을 통해 많은 인력이 단시간 내 조직적으로 공감수를 늘린 흔적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댓글을 올린 계정의 다른 댓글 활동의 분석 결과와 연계해 입체적 분석을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까지 포착된 여러 이상 징후에 대해서는 선대위 법률자문단의 법률 검토를 거쳐 포털사에 통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고,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날 35만 개를 스캐닝하여 현재 964건에 대해 조직적인 댓글 공작을 의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크라켄은 국민의힘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김동원씨 등 드루킹 일당들로부터 '킹크랩'이라는 온라인 댓글 조작 프로그램의 피해가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온라인 사드 장치'이다. 이 프로그램은 웹 크롤링 기술을 활용해 댓글 공작 등의 이상 기류를 포착해 내는 방식으로 상대 진영에서 댓글 공작을 펼치는 것이 의심되면 국민의힘 선대위는 그 즉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 조치할 것이라고 지난달 14일에 기자회견을 통해 예고했었다. 

한편 같은당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KBS1TV '사사건건'에 출연하여 "우리 당에서 마련한 크라켄이라는 댓글 조작 감시 프로그램에 16개 계정이 확인됐다"면서 "댓글 조작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고 예고하기도 했었다.

다만 이는 이날 함께 출연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짜 민심은 유튜브 OO 채널 댓글을 한 번 보시라"며 "국민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공격하자, 이에 대한 반격으로 김 최고위원은 "댓글을 보라고 하니까 뭔가 또 느낌이 온다"면서 "그러나 정말 민심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두셔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영상취재 / 권민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