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게임즈 투자 차익만 1조원 넘어
하이브·엔씨소프트 등 미실현이익도 3.5조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넷마블이 본업인 게임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투자 분야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넷마블이 투자회사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넷마블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넷마블

■ 넷마블, 카카오뱅크 투자로 차익만 1조원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전날 카카오뱅크 주식 761만9592주(1.6%)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전량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처분 목적은 보유주식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이며, 매매 예정 일자는 오는 9일이다. 처분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8.52% 해당하는 4815억5821만4400원이다.

이번 매각으로 넷마블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전량 처분하게 된다. 앞서 지난 8월 10일에는 600만주를 4301억8388만원에 처분했으며, 같은 달 27일에는 161만9591주를 1331억3038만원에 매각했다. 세 차례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총 1조448억7247만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투자 차익만 9532억원에 달한다.

넷마블은 지난 2016년 카카오뱅크 준비법인의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당시 매입가격은 주당 5000원으로, 약 917억원을 투자해 카카오뱅크 지분 3.74%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조5000억원 규모의 스핀엑스 인수에 대한 재무적 부담 감소와 동시에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진 점이 긍정적”이라며 “넷마블은 그동안 카카오뱅크, 하이브, 코웨이 등에 대한 선제적인 지분투자를 통해 게임산업 밖으로의 외연확장을 시도하며 조 단위의 투자 차익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이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스핀엑스게임즈 홈페이지 캡쳐
넷마블이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인수했다. ⓒ스핀엑스게임즈 홈페이지 캡쳐

■ 하이브·엔씨소프트 등에도 투자…코웨이·스핀엑스·카밤 등은 아예 인수

넷마블은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가장 높은 시세차익을 기록하고 있는 곳은 하이브다. 넷마블은 2018년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들여 지분 19.28%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매입가는 주당 2만원대였으나 현재 하이브 주가는 1주당 35만4500원으로,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가치는 2조6696억7320만8500원이다. 수익률은 1325%가 넘고 미실현이익만 2조4000억원이 넘는다.

2015년에는 게임 투자 및 개발 목적으로 엔씨소프트에 3911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8.88%(19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매입가는 주당 20만573원이었는데,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9일 종가 기준)는 73만7000원이다. 이에 따른 넷마블의 엔씨소프트 지분가치는 1조4372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로 거둔 차익도 2000억원에 육박한다. 넷마블은 2018년 게임사업 협력 목적으로 카카오게임즈 주식 321만8320주를 500억원에 사들인 후 지난 8월 2371억1938만원에 처분했다. 투자 차익만 1871억원이다.

또 2015년에는 잼시티에 1500억원을 투자해 60%의 지분을 확보했고, 2017년에는 8458억원을 들여 북미 게임사 카밤을 인수했다.

2020년 들어서는 투자규모가 훨씬 커졌다.

우선 2020년에는 렌털업체 코웨이를 웅진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 1조7400억원을 들여 25.1%를 인수한 것인데, 게임 사업과 연관성이 없어 투자은행(IB) 업계와 주주들의 우려 섞인 시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웨이는 이후 꾸준한 실적을 내며 넷마블의 또 다른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또 지난 8월에는 글로벌 3위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SpinX)’의 지분 100%를 21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핀엑스는 지난해 매출액 4970억원(한화 기준)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매출 1622억원을 기록,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3289억원을 기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스핀엑스 연결 편입에 따른 이익 레벨업과 대형 신작 모멘텀 개시 등이 예상된다”며 “스핀엑스는 4분기부터 분기 평균 1500억원 이상의 매출액과 300억~400억원의 영업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넷마블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넷마블

■ 6년 연속 영업이익 2000억↑

넷마블은 본업인 게임사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으로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동안 총 영업이익은 1조7467억원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도 ‘제2의 나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A3: 스틸얼라이브’, ‘세븐나이츠2’,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50위권 안에 안착한 상태다.

올해는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신작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970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넷마블은 4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븐나이츠2와 스핀엑스가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물론 이익률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넷마블은 ‘제2의 나라’의 글로벌 출시와 함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BTS드림:타이니탄 하우스’, ‘머지 쿵야 아일랜드’ 등 신작들을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넷마블의 개발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지분 100%를 출자해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블록체인과 NFT를 게임과 연계하는 부분을 현재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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