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영화 감독 루소 형제 제작사에 최대 6000억원 투자
넷마블, 지분 투자로만 수조원 벌어들여
컴투스도 생태계 확장 위해 다양한 분야 투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다른 사업 분야 또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게임을 넘어 다양한 수익 채널 확보를 위해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넥슨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시사포커스DB
넥슨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시사포커스DB

■ 넥슨,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발돋움 시동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 일본법인은 최근 마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연출한 루소 형제의 영화 제작사에 최대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넥슨의 역대 최대 규모 투자다.

블룸버그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영화 제작사 AGBO가 넥슨의 투자를 받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넥슨은 우선 4억달러(약 4800억원)을 투자해 지분 38%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AGBO가 추가 투자를 요청할 경우 상반기 중 1억달러(약 12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더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넥슨은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AGBO 경영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38%)을 보유한 단일투자자가 됐고, 이사회에서 두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루소 형제는 성명에서 “넥슨과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 제작과 게임의 융합을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중요한 단계”라며 “AGBO는 넥슨의 게임 타이틀을 활용해 영화나 TV 시리즈를 제작할 수 있고, 넥슨은 AGBO 작품을 기반으로 게임과 가상세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게임사를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20년 15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한 후 미국의 완구 회사 해즈브로,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한 지주사 반다이남코 홀딩스, 코나미홀딩스, 세가 사미 홀딩스 등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우수한 IP(지식재산권)를 개발하고 성장시킨 회사들에 총 8억7400만달러(약 9870억원)를 투자했다.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넷마블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전경. ⓒ넷마블

■ 넷마블, 투자 선구안 인정 받아

넷마블은 일찌감치 투자회사로의 모습도 보여 왔다. 2016년 카카오뱅크 준비법인의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약 917억원을 투자해 카카오뱅크 지분 3.74%(주당 5000원)를 확보했고, 지난해 전량 처분하면서 9532억원에 달하는 투자 차익을 거뒀다.

또 2018년에는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들여 지분 19.28%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매입가는 주당 2만원대였으나 현재 하이브 주가는 1주당 30만원대로, 넷마블이 보유한 하이브 지분가치는 약 2조2592억원이다. 미실현이익이 2조원이 넘는다.

2015년에는 게임 투자 및 개발 목적으로 엔씨소프트에 3911억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8.88%(19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매입가는 주당 20만573원이었는데,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61만원대다. 이에 따른 넷마블의 엔씨소프트 지분가치는 약 1조1895억원이다.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투자로 거둔 차익도 2000억원에 육박한다. 넷마블은 2018년 게임사업 협력 목적으로 카카오게임즈 주식 321만8320주를 500억원에 사들인 후 지난 8월 2371억1938만원에 처분했다. 투자 차익만 1871억원이다.

또 2015년에는 잼시티에 1500억원을 투자해 60%의 지분을 확보했고, 2017년에는 8458억원을 들여 북미 게임사 카밤을 인수했다.

2020년 들어서는 투자규모가 훨씬 커졌다.

우선 2020년에는 렌털업체 코웨이를 웅진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 1조7400억원을 들여 25.1%를 인수한 것인데, 게임 사업과 연관성이 없어 투자은행(IB) 업계와 주주들의 우려 섞인 시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코웨이는 이후 꾸준한 실적을 내며 넷마블의 또 다른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또 지난 8월에는 글로벌 3위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SpinX)’의 지분 100%를 21억9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스핀엑스는 지난해 매출액 4970억원(한화 기준)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매출 1622억원을 기록,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3289억원을 기록했다.

 

컴투버스 월드 콘셉트 오버뷰 영상 이미지. ⓒ컴투스
컴투버스 월드 콘셉트 오버뷰 영상 이미지. ⓒ컴투스

■ 컴투스,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 목표

컴투스 역시 생태계 확대를 위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달 컴투스는 자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컴투스와 위지윅스튜디오는 아티스트스튜디오와 아티스트컴퍼니를 자회사로 두는 신생 법인 아티스트홀딩스(가칭)에 각각 250억원, 800억원 등 총 1050억원을 투자하고 메타버스 파트너십 확대에 나선다.

배우 이정재,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컴퍼니는 국내 톱 배우들을 전속 아티스트로 보유하고 있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이정재를 비롯해 지난해 ‘기생충’으로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소담 등 전 세계 K콘텐츠 열풍을 이끌어온 세계적 배우들이 대거 소속돼있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와 함께, 아티스트스튜디오, 아티스트컴퍼니의 톱 클래스 배우 라인업 등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 및 자체 게임 개발 등을 추진하며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시너지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e커머스 및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포함한 블록체인 분야 등 다양한 신규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파트너십도 구축해 나간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NFT 기술 기업 애니모카 브랜즈와 미국 디지털 컬렉션 전문 기업 캔디 디지털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사업 분야의 투자를 본격화하고, NFT 기반 디지털 컬렉션으로의 확대와 게임 분야 연계 등 관련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차세대 글로벌 콘텐츠 및 플랫폼 분야에서의 경쟁력 증대를 위해 앞으로도 관련 분야의 유력 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컴투스와 여러 자회사들과의 협업을 다각도로 진행해 독보적인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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