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도 우리 문재인 정부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팀’ 결속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한 차담회에서 “우리 대통령님께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핵심가치인 민생, 개혁, 평화의 가치를 정말 잘 수행하신 것 같다. 저는 경기도지사로 문 정부의 일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상춘재에서 이철희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다 나중에 상춘재에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어른이 나오시는 데 내려가야죠”라며 직접 문 대통령을 맞은 데 이어 상춘재 앞에서 문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에도 “가보로 간직하도록 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깍듯이 자세를 낮췄고 환담 중 “이제 나는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란 문 대통령의 말에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하는 등 내내 문 대통령에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아직 당 지지층이 결집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부 나오는 가운데 자신에게 반감이 있는 ‘친문’ 표심도 적극 흡수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일단 문 대통령도 “경쟁을 치르고 나면 그 경쟁 때문에 생긴 상처를 서로 아우르고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일요일날 이낙연 전 대표하고의 회동, 아주 좋았다”고 밝히는 등 당내 결속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 친문 유권자들이 얼마나 이 지사 지지에 힘을 실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이날 회동에서 이 후보에 대해 “지난 대선 때 저하고 당내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고 또 경쟁을 마친 후에도 다시 함께 힘을 모아서 정권교체를 해냈고 그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이 후보는)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는데 이 후보가 새로운 후보가 돼서 여러모로 감회가 있다”며 후보로 인정하고 긍정적 반응까지 보인 부분은 이 후보의 친문 표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선은 결국 국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도자는 선택하는 것”이라며 “겪어보니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정책 같다. 대선 과정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발굴해 달라”고 이 후보에 주문하기도 했는데, 대선 개입이란 지적이 나올까 의식한 듯 “이 후보께 부탁드리는 말씀이고 다른 후보들께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어제 대통령께서 시정연설하신 내용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 새로운 전환의 시대에 미래적인 산업 재편을, 국가의 대대적 개입·투자를 통해 해야 된다, 미래산업 만들어야 된다 등 제가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고 적극 호응했는데, 기후변화 대응 등에 있어 문 대통령과 한 목소리를 내자 문 대통령도 “끝까지 많이 도와 달라. 기업에만 맡길 수 없고 정부가 확실히 같이 하고 국민들까지 실천운동으로 거들어서 꼭 함께 해내야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과 이 후보 외엔 이철희 정무수석만 배석한 채 모두발언 이외엔 비공개 진행된 이날 청와대 차담회에 대해 제1야당 대선후보들은 의심 어린 시선을 보냈는데,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 후보의 대장동 게이트를 덮어주고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의 퇴임 후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뒷거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으며 같은 당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이 후보는 현재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한데 오늘 만남은 묵시적 가이드라인이 돼 수사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