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도 편리하게 조회, 현금화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매년 소멸되는 카드사 포인트가 1000억원에 달한다. ⓒ픽사베이
매년 소멸되는 카드사 포인트가 1000억원에 달한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고객이 사용하지 않아 매년 소멸되는 카드사 포인트가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업 카드사(신한, KB국민, 현대, 삼성, 우리, 롯데, 하나, 비씨) 포인트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카드사에서 시효 만료 등으로 소멸한 포인트 적립액은 98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포인트는 여러 카드사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서 신경을 쓰지 않으면 만료가 돼 사라지는 경우도 많다. 포인트에는 5년의 소멸시효가 있는데, 연간 소멸 포인트는 2017년 1151억원, 2018년 1024억원, 2019년 1017억원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나 여전히 1000억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495억원이 소멸됐다.

8개 카드사에 적립된 포인트는 2017년 2조6022억원에서 지난해 3조1912억원으로 증가했고, 사용액도 2조4104억원에서 2조9765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사용·소멸되는 포인트를 제외하면 2조에 가까운 포인트가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데, 잔액 규모가 2조원에 이르는 것은 고객들이 적립 즉시 사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포인트는 카드사의 전통적인 마케팅 수단이지만 매년 3조원에 달하는 적립액에 비해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다. 카드 포인트 적립액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증가 추세로, 2017년에는 2조6000억원에서 2019년 3조원이 넘었고 2021년에는 6월까지만 1조6000억원이 적립됐다.

포인트 활용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현금화는 물론 카드 결제대금으로 활용하거나 기부, ATM 출금, 심지어는 주식 등에 투자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포인트 사용처, 활용법을 모르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 1포인트 단위로 현금화할 수 있고, 계좌로 직접 입금받을 수도 있지만 현금화 되는 포인트는 매월 7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1월부터 6월까지) 실적을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현금화 실적은 신한카드가 17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 714억원 ▲우리카드 633억원 ▲KB국민카드 618억원 ▲삼성카드 467억원 ▲롯데카드 448억원 ▲하나카드 425억원 ▲비씨카드 132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총 5200억원의 포인트가 현금화됐다.

2021년 6월 남은 포인트 잔액은 전체 1조9787억원 중에서 현대카드가 588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카드 3983억원 ▲하나카드 2567억원 ▲KB국민카드 2489억원 ▲삼성카드 2289억원 ▲우리카드 1271억원 ▲롯데카드 656억원 ▲비씨카드 641억원 순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별로 조회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잔여 포인트, 소멸 예정 포인트, 소멸 예정일 등을 일괄조회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포털 파인’, 여신금융협회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사이트’,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 인포’어플의 내 카드 한눈에 등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콜센터, 스마트폰 앱 등으로 포인트 현금화 신청이 가능하며,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서비스’나 ‘어카운트인포’서비스로 조회했다면 바로 계좌 입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 편의성에 비해 현금화 실적은 부족하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조회 및 신청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김병욱 의원은 “재테크의 시작은 작은 돈부터 관리를 잘 하는 것이지만 의외로 꾸준히 쌓이는 포인트에는 정작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며 “카드사 포인트에 가려져 잠자는 2조원이 소멸되기 전에 제 주인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과 모바일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도 편리하게 조회, 현금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연령별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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