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정책 철회 외치던 北, 미사일 또 발사…한미 상대로 ‘간보기’?

지난 9월 2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지난 9월 29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발사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미국이 한국과 종전선언을 위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히며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를 품지 않았고 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음에도 의심을 풀지 않던 북한은 19일 올해 들어 7번째 미사일 발사에 나서며 한미 양국 반응에 대한 ‘간보기’에 나섰다.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현지시간 18일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논의한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우리는 대화에 열려 있다. 북한과 인도주의 관련 영역을 다루기 위해 협력해 일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으며 “한국 종전선언도 논의했는데 이번주 후반에 서울에서 이런 논의와 상호 관심사에 관한 다른 문제를 계속 논의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또 그와 함께 협의한 노 본부장도 “협의의 상당 부분은 종전 선언 관련 심도 있는 협의에 할애됐다. 그간 일련의 협의를 통해 우리 종전선언 구상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양측이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는데 북한도 한미 공동의 대화 노력에 호응해 나오길 기대하겠다”고 북측에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북한은 19일 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에 게재한 현철 북한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의 기고문을 통해 “일반적으로 학문을 논하는 경우에도 우선적으로 언급돼야 할 본질과 특성, 기본 원칙 같은 것을 다루지 않고 부차적인 내용을 언급하면 무의미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종전선언 문제는 선후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종전선언에 앞서 서로에 대한 존중 보장과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 그리고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 그러한 상습적인 자세를 발로시키는 근원인 반공화국 적대시 관점과 정책에서 우선적으로 벗어나 달라지는 게 순리”라고 응수했다.

특히 그는 남북관계 냉각 상태의 원인이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우리 군의 최신무기 도입, 북한의 무기 개발을 ‘위협과 억제의 대상’으로 보는 데에 있다며 한국 탓으로 돌렸는데, 동 매체의 개인 명의 글에선 국회 국정감사에 나온 원인철 합동참모의장이 지난 6일 업무보고를 통해 “현재 북한 전역을 정밀타격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발언한 점도 꼬집어 “이런 부질없는 허세가 어디에 필요할까. 그 쓸데없는 만용이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북남관계를 악화시키는 근본요인으로 된다는 것은 논할 여지없이 분명하다”고 우리 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은 19일 오전 10시17분경 잠수함 기지가 있는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는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의 한미일 정보수장 서울 회동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는 이날을 의도적으로 택해 한국과 미국 측 반응을 살피는 한편 한미일 대북공조도 흔들어놓으려는 속셈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일본에선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북한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면서 즉각 유감을 표명했고 청와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고자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 논의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달 30일 화성8형이란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이후 이번 달 들어선 한 번도 미사일 도발에 나서지 않던 북한이 갑자기 올해 들어 7번째 미사일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결국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제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적대정책 철회 요구를 내세워 무력화하려는 게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