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 대화 시작하는 특권 누리려고 북한에 양보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할 당시 모습 / ⓒ청와대DB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장에서 제76차 유엔 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할 당시 모습 / ⓒ청와대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현실적인 추정에 근거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한미일 일부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아인슈타인이 말했다고 알려진 ‘미친 짓의 정의’를 인용하겠다. 그저 대화를 시작하는 특권을 누리려고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정의용 외교부장관을 겨냥 “결실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설득하고 싶다. 북한은 큰 경제적 보상을 챙기자마자 합의를 위반하고, 다시 도발→양보→합의 위반 사이클을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가장 좋은 방법은 최대 압박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하는 것도 포함된다”며 필요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중국 단체에 세컨더리 보이콧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뿐 아니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찰스 플린 미 태평양 육군 사령관도 미국 민간단체 현대전쟁연구소 주최로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 미 육군의 역할’ 주제 화상회의에서 중국, 러시아와 함께 북한을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국가로 꼽은 데 이어 북한의 불안정성과 핵 위협을 들면서 미국에 위협적인 행위자로서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남북 통신연락선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지시로 복원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5일 세계 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체제 경쟁은 더 의미가 없고 이제 함께 번영하는 게 중요하다. 통일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과 북이 사이좋게 협력하며 잘 지낼 수 있다”고 ‘공동 번영론’을 띄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유럽 순방을 마치고 지난 5일 오후 귀국한 이인영 통일부장관은 앞서 귀국 전 마지막 일정인 동서독 통일 31주년 기념식 참석 전 기자들로부터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남의 잔치에 가서 반갑다고 악수하는 것보다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위해 뜨거운 약속, 서로의 진전을 위한 합의를 이루고 기쁜 마음으로 함께 손잡고 베이징 올림픽으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우리에게 그런 선택과 결단의 시간이 임박했다고 본다”고 연내 남북 고위급 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북한은 미국엔 거리를 두면서도 문 정부엔 공을 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실정인데, 지난 5일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의 리철룡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사 기고문을 통해 “외세에 의해 우리 조국이 둘로 갈라졌으며 외세의 방해책동 때문에 오늘까지도 우리 민족이 분열의 고통을 겪고 있다. 민족 내부 문제에 외세의 간섭을 허용하면 오히려 복잡성만 조성되고 언제가도 민족 문제를 우리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 데 이어 “북남관계를 발전시키자면 남조선 당국이 민족주자의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북한은 6일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우리 당은 국가와 인민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찬탈하려는 적대세력들의 전대미문의 압박공세를 초강경 대응으로 짓부셨으며 여러 차례 조성됐던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통쾌하게 평정했다”고 자평한 데 이어 이날도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를 통해 “남조선 당국은 편견적 시각과 불공정한 이중적 태도, 적대시 관점과 대결 정책들부터 철회해야 할 것이며 현 국면이 화해 방향으로 전진하는가 아니면 악화상태가 지속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자세와 태도의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고 조국통일연구원 현철 실장의 글을 소개하며 재차 문 정부에 공을 넘겨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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