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할 일 다하는 남조선 당국, 이젠 우리 자위권까지 빼앗으려고 도발이라느니 해”

문재인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 ⓒ청와대,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 ⓒ청와대,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남조선의 과욕적 야심과 상대방에 대한 불공평을 조장하고 감정을 손상시키는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강도적인 태도에 커다란 유감”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총비서가 지난 11일 2대 혁명전시관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6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자기 할 일을 다하는 남조선 당국이 이제는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발전 권리까지 빼앗으려고 심지어 우리의 상용 무기 시험까지도 무력 도발이라느니 위협이라느니,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적절한 행위라느니 하는 딱지들을 잔뜩 붙여놓고 미국을 위시한 적대 세력들의 반공화국 목소리를 솔선 선창하는 데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남조선은 미국의 강력한 후원으로 스텔스 합동타격 전투기와 고고도 무인정찰기, 방대한 각종 첨단무기들을 끌어들이며 자기 군대의 전투력을 갱신해보려 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미사일 지침을 개정한 이후 자체의 국방기술력을 두드러지게 강조하면서 각이한 탄두개발, 사거리 제고 등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미사일 능력 향상을 비롯해 잠수함 전력 강화, 전투기 개발 등 다방면적인 공격용 군사장비 현대화 시도에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를 대화와 협력의 상대가 아니라 위협대상으로, 억제해야 할 상대로 규정한 것 자체가 겉으로는 아닌 척 해도 숨길 수 없이 뼛속깊이 체질화된 반공화국 적대심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총비서는 “앞으로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시키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는 지난달 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당시 했었던 ‘도발’이란 표현을 문제 삼아 비판했던 발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김 총비서는 미국을 향해서도 “미국은 최근 들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미국은 아직까지도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써 지역의 긴장을 산생시키고 있다. 정세 불안정은 미국이란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다”고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강해지고 봐야 한다. 강력한 군사력 보유 노력은 평화적 환경에서든 대결적 상황에서든 주권국가가 한시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자위적이며 의무적 권리이고 중핵적인 국책으로 되어야 한다”며 “그 누구도 다칠 수 없는 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은 최중대 정책이고 목표이며 드팀 없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총비서는 한미와 군비경쟁 등의 맞대결을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듯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 남조선이 한사코 우리의 주권 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그것만 아니라면 우리가 남조선과 설전을 벌릴 일도 없을 것이며 그럴 이유도 없다. 분명코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이 땅에서 동족끼리 무장을 사용하는 끔찍한 역사는 다시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며 “나는 지난번 시정연설에서도 말했지만 하루빨리 남조선 당국과 전반적인 남조선 사회의 대조선 관점이 북조선의 위협을 억제해야 한다는 낡고 뒤떨어진 근심 고민과 몽상적인 사명감을 벗어놓고 과도한 위기의식과 피해의식에서 헤어 나오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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