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경선 방송토론회에 나왔을 당시 손바닥에 ‘왕(王)’이란 한자를 적어놔 무속인 개입설 등 논란이 불거지자 윤 전 총장 캠프에서 해명에 나섰지만 수습은커녕 비꼬는 반응만 쏟아지며 오히려 파장만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윤 전 총장 캠프에선 지난 1일 5차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에 ‘王’자가 써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일자 윤 전 총장 지지자가 써줬다고 해명했었는데, 그 전인 지난달 26일 3차 토론회와 28일 4차 토론회에서도 ‘王’자를 쓰고 나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쟁주자들로부터 “거짓 해명 아니냐”는 십자포화를 맞은 바 있다.

이에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인 김용남 전 의원은 지난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주변에 사는 할머니들이 기운 내라고 적어준 걸 선거에 나온 후보가 안 하겠다고 현장에서 거부하긴 어렵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당시 라디오 진행자조차 “할머니들이라고 해명했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된다. 복수의 여러 사람이 동일하게 매직을 갖고 다니면서 동일하게 ‘왕’자를 적어줬다는 게 우연의 일치냐”고 지적했고 이에 김 전 의원은 “아침에 썼는지 저녁에 썼는지 잘 모르겠는데 매직으로 크게 쓴 건 5차 토론 때인 것 같고 그 전에는 크기로 봐서 매직은 아니고 사인펜이거나 볼펜”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토론회 전에 손을 씻었는데도 안 지워졌다는 캠프 측 해명도 꼬집어 진행자가 “손 소독제 발라 닦으면 웬만한 건 지워진다”고 지적하자 김 전 의원은 “손가락 위주로 씻는 것 같다”고 답변했는데, 이 같은 발언에 전여옥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재개그를 넘어 윤 후보를 온 세상의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이재명에 맞서야 하는데 가십거리로 끝날 王자 사건을 윤석열 캠프가 점점 더 ‘천황급’으로 키우고 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은 “정권교체 갈망하는 국민들 뚜껑 열리게 만들었다. 이 판에 王자라니 속 터진다. 윤 캠프 갈아엎고 새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윤 전 총장을 향해서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뭐가 두렵고 뭐가 불안한가. 윤석열을 지지하는 혹은 지지했던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선출까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캠프를 갈아엎고 새 출발을 한다는 결정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인데, 이보다 앞서 지난달 14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지지율 부진 끝에 전격적으로 캠프 해체를 선언하며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이미 천명했었지만 오는 8일 발표될 4강 내에 들어갈 수 있을지 여전히 확언하기도 어려울 만큼 뚜렷한 상승세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캠프 해체 카드가 능사는 아니란 지적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전 전 의원이 직격한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인 김 전 의원은 ‘王자’ 해명 논란 뿐 아니라 같은 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 본부장 구속 관련 논평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겨냥 “종전 자신의 주장을 계속할 경우 먼저 구속된 유동규 씨와 함께 업무상 배임죄 공범으로서의 처벌을 면하기 어렵고 수천억원의 배임 액수에 비추어 무기징역형을 면하기 어렵다”고 논평을 내놨다가 이 지사 캠프로부터도 “허위 주장 유포하는 윤 전 총장 캠프에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맹공을 당했었는데, 실제로 이 지사 측에서 고발까지 진행할 경우 윤 전 총장 캠프가 이 같은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