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에 대한 美 반응 ‘시험’ 의도…이에 따라 대화 나설지 여부 결론?

지난해 3월 북한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당시 모습 / ⓒ뉴시스-노동신문
지난해 3월 북한 인민군 전선 장거리포병구분대들의 화력타격훈련 당시 모습 / ⓒ뉴시스-노동신문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 가능성을 열어둔 지 사흘 만에 북한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가 발사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6시 40분경 내륙에서 동쪽으로 미상 발사체 1발을 발사했으며 추가 정보에 대해선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6번째이며 지난 15일 열차를 통해 동해상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지 13일 만의 무력시위로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는 이날 갑자기 이런 시도를 감행했다는 점에서 그 저의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7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조선에 대한 이중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이 진정으로 평화와 화해를 바란다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서 합동군사연습과 전략 무기 투입을 영구 중지하는 것으로부터 대조선 적대정책 포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발사는 사실상 ‘이중기준’을 북한에 적용할 것인지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보기 위한 목적에서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발사한 미사일의 유형이 어떤 종류인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NHK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이날 발사된 북한 미사일과 관련 “탄도 미사일 가능성이 큰 게 발사됐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일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탄도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데 대해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시험하려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즉 사거리가 미국까지 닿지 않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면 설령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이더라도 미국이 묵인해줄 경우 미측이 제안해온 미북대화에 나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되는데, 문제는 한 발 양보하면 다음으로는 더더욱 요구하며 중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이 장기적으로 핵미사일 보유를 인정받으려는 목적에서 한층 대담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상황과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개최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이며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는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단순히 대화에 나서기 위한 선결조건을 확인해보려는 시도만 있는 건 아니란 해석도 없지 않은데, 앞서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미국에 군사훈련과 전략무기 배치 중단을 요구한 점과 더불어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가 28일 오전 ‘동맹에도 급수가 있다’는 개인 명의의 글을 통해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 건조 기술 이전을 승인한 이후 남조선에서 대미 불신 목소리들이 고조되고 있는 것 같다. 남조선이 들으라는 듯 ‘앞으로 이런 기술 이전이 한국에 적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미국의 태도를 보면서도 항변할 수 없는 처지라 더 얼굴을 붉혔을 것”이라고 한미 간 이간질까지 하려던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이 매체가 “혈맹이니 린치핀이니 하면서도 실제로는 남조선을 저들의 세계전략 수행의 한갓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의 교활하고 파렴치한 진면모를 다시금 알 수 있게 됐다는 게 현재 남조선 민심”이라고 강조한 데 비추어 현재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 미국이 중국에 맞서 아시아 지역에 전략무기를 집중 투사하고 있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도 내포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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