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음주운전 전력 다시 도마에…“변명 여지없이 사과드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권민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본주택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선캠프의 박진영 전 대변인이 야권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러 차례 술자리를 가진 점을 꼬집어 “코로나 위기에 역행하는 음주 파티를 중단하라”고 문제 삼았다가 도리어 이 지사 측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발언 당사자 뿐 아니라 이 지사까지 역풍을 맞고 있다.

앞서 박 전 대변인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과의 치맥, 부산에서의 백주대낮 낮술에 이어 이번엔 같은 가롯 유다 과의 군상끼리 만나 소주를 드셨다. 대권후보의 활동이 술자리를 전전하는 것이냐”라며 “이한열 열사와 부마항쟁을 구분하지 못한 게 본인도 이상하다고 했는데 술이 덜 깼던 것 아닐까. 그냥 술꾼으로 살든가”라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하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가 지난 2004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던 점을 꼬집어 “술꾼으로 살라니 윤 후보가 음주운전이라도 했느냐”라고 응수한 데 이어 이 지사가 2017년 4월 대선 경선에 함께 출마했던 민주당 정치인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는 사진까지 올린 뒤 “민주당은 대놓고 후보들끼리 모여 술 마셔 놓고 왜 지적하느냐”고 반격하면서 박 전 대변인은 거꾸로 궁지에 몰리게 됐다.

여기에 박 전 대변인이 지난달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시 음주운전 전과자의 공직 박탈을 주장하며 이 지사를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겨냥 “힘든 하루를 마치고 소주 한 잔 하고픈 유혹과 몇 만원의 대리비도 아끼고 싶은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한 번의 실수를 천형처럼 낙인찍겠다는 거냐. 음주운전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사회활동을 막겠다는 것은 불공정한 이중처벌”이라고 반박했던 글까지 다시 도마에 올랐는데, 음주운전 옹호 논란이 커지자 박 전 대변인은 캠프 합류 하루 만인 지난 2일 대변인직을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번 불붙은 ‘음주’ 논란은 박 전 대변인의 사퇴로 그치지 않고 후보인 이 지사 본인에게까지 옮겨붙었는데, 같은 당 경쟁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2일 ‘부메랑이 돼 돌아온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가난한 서민 코스프레는 가당치도 않다’란 제목의 논평에서 “이 후보 측은 음주운전에 대해 2005년 농협 부정대출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긴급히 현장으로 가던 중 발생한 잘못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제출한 전과기록증명에 관한 제출서를 보면 음주운전 벌금 150만원 처분받은 것은 2004년”이라고 추가로 음주운전 사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김두관 의원도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음주운전 150만원이 이상하다는 제보가 계속된다. 과거엔 음주운전 초범의 경우 70만원이 일반적이고 재범, 취소 수준의 폭음, 사고가 150만원이라고 한다”며 “어제 음주운전 관련 댓글에서 상당수 의혹들이 바로 재범 아닌가 하는 것인 데다 이미 이낙연 후보까지 재범에 대한 논란을 지쳤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100만원 이하 모든 범죄 기록을 공개하자. 이래야 더 논란 없이 깔끔하게 갈 수 있다”고 이 지사를 한층 압박했다.

이 뿐 아니라 음주운전 전과자의 공직 박탈을 주장했던 정 전 총리 역시 같은 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나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분들은 조심해야 하고 거기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재차 이 지사를 몰아붙였으며 그동안 이 지사와 자신 간의 스캔들 의혹을 주장해온 여배우 김부선 씨까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이 한번은 대리기사를 내집에서 새벽에 부른 적 있는데 내가 돈 아깝게 웬 대리기사 부르냐 말하자 이재명은 한번만 더 걸리면 면허 취소된다고 한 적이 있다. 이 후보가 음주운전 전과 2회 이상이란 거에 18조 건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박 전 대변인 사퇴로도 상황이 수습되지 않은 채 자신에 대한 음주운전 논란만 커지자 결국 이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부동산 정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변명의 여지 없이 음주운전한 사실은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는데, 다만 모든 전과기록을 공개하라는 자당 후보들의 요구에 대해선 “전과기록을 공개하자고 하는데 이미 당에 다 제출했고 본인들도 다 냈을텐데 그런 말씀을 하니 이해가 어렵다.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에 관한 문제”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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