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5만대 분 이상 10GWh 배터리 생산
인도네시아 차시장 선점한 일본과 경쟁 예고

시사포커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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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한 양사는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투자협약을 통해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약 11억달러(한화 1조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분은 양측이 각각 50%씩 보유한다. 양측은 각종 법적 절차를 거쳐 3분기 중으로 법인설립을 완료한 뒤 4분기 착공에 나설 예정이며,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서 2024년 상반기 내에는 배터리셀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의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는 정부 차원의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향후 아세안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힌다.

특히 합작공장이 들어설 카라왕지역 산업단지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약 65km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공항·항구·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망이 촘촘히 구축돼 있고, 자동차를 비롯 전자, 건축자재, 식품, 물류 서비스 등 5대 산업 클러스터가 모두 결집된 복합 산업단지로 구축되고 있다.

이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GWh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배터리셀은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기차를 비롯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 시스템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는 이번 합작공장 설립과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 전동화 부문에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현대차의 아태 권역 전체 시장 공략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에 이를 정도로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함으로써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을 통한 배터리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그룹 간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측간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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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차시장 선점한 일본과 경쟁 예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2040년부터 전기 오토바이, 2050년부터는 전기자동차에 한해서만 각각 판매를 허용할 정도로 정부의 배출가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두텁다.

2019년 기준 자동차는 1500만대, 오토바이는 1억1200만대가 운행 중인 인도네시아 내 최대 공유차량 플랫폼 업체인 ‘고젝’은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 전기오토바이로 전환해 ‘배출가스 제로’에 도전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완성차 업계와도 경쟁구도를 이룰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대수 기준으로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점유율은 96.8%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가솔린차 생산에 머무르고 있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2019년 대통령령으로 국내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자동차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시장에 전기자동차를 앞세워 현대차와 중국 자동차 기업이 적극 진출하고 있어 일본 자동차 업계가 경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스즈키와 다이하쓰공업은 지난 21일 도요타 등이 설립한 공동출자회사에 자금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각 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동화와 자율 주행 연구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전기차와 도요타 등 일본업체들이 생산하려는 하이브리드 개별소비세(사치세)차이를 벌리도록 했다.

올해 10월부터 시행하는 개소세 규정에 따르면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는 배기량에 따라 0%, 0%, 2~8%였으나 전기차가 생산되는 시점에서는 0%, 8%, 10~12%로 차이를 더 벌리는 것으로 바꿨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 생산방안을 두고 논의를 해 왔는데, 전기차 생산하려면 하이브리드류와 개별소비세율 차이가 전제되야 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현지 정부에 개정을 요구했고, 대사관도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을 석권해 온 일본 업체들의 견제와 반격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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