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발언'한 이재명 "들어봐라...지역감정 누가 조정하는가"
이낙연 "상식적인 반응 아닌가...언급 자체를 말았어야"
이상민 "매우 퇴행적이고 자해적"...송영길 "매우 유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우). 시사포커스DB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좌)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우).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호남불가론'을 연상시키는 '백제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간의 지역주의 공방으로 번지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지역주의로 해석하는 것은) 상식적인 반응이 아니냐"며 "기자들이 바보는 아니지 않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뭘 왜곡했다는 얘기냐"며 "비판도 제가 제일 온건하게 했을 것"이라고 반박하며 불쾌한 심기를 내비치며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2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5천년 역사에서 백제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며 "(이 전 대표가) 나가서 이긴다면 역사가 될 것"이라고 지난해 말했던 사실을 밝히며 공방이 일기 시작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 지사를 겨냥 "적어도 민주당 후보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지역주의다"면서 "맥락이 무엇이든 그것이 지역주의를 소환하는 것이라면 언급 자체를 말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뷰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지역감정을 누가 조정하는지, 이낙연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이 아닌지 직접 들으시고 판단하시라"고 반격했다. 

아울러 이날 이재명 캠프 측의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네거티브"라면서 "셀프 디스가 됐다.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했던 잘못된 의도에서 악마의 편집 또는 정치적 공격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저격했다.

한편 이날 중앙당 이상민 선관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선을 넘은 볼썽사나운 상호 공방을 즉각 멈춰달라"며 "이제는 과거 지향적, 혐오적인 이슈를 넘어서 미래지향적, 생산적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예컨대 적통, 박정희 찬양,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지역주의 등 논란은 그 경위가 어떻든지 상호 공방 자체만으로 매우 퇴행적이고 자해적"이라면서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데 있어 과거지향적이고 회고적인 쪽에 너무 내몰려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송영길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 이후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시기를 거치면서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지역주의의 강을 건넜다. 다시 지역주의 강으로 돌아가선 안 된다"며 "(지역주의 공방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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