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여가부 폐지 내걸다 '뻘짓'...내가 우려했던 것이 바로 이런 것"
이인영 "역사의식과 사회인식 부족"...정청래 "아빠 친구 따라가다 폭망각"
수습 나선 김근식 "개인 생각일 뿐 당론 아니야..신중성 배우는 경험 될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재진들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강산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재진들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강산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한 차기 대선 공약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작은 정부론을 꺼내들며 통일부 폐지론까지 거론하여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대표가 여성부 폐지를 내걸었다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니 출구전략으로 애먼 통일부를 끌어들여 철지난 작은 정부 타령 모드로 갈아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 대표를 겨냥 "공부가 안 돼 있으니 뻘짓은 이미 프로그래밍 돼 있는 셈"이라면서 "앞으로도 크고 작은 뻘짓을 계속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이 대표가) 이 상황을 '인권 감수성' 운운하는 말장난, 개드립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는 게 문제"라면서 "철학의 부재로 보수의 아젠다를 못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니 토론배틀과 같은 일회성 이벤트나 벌이다가 그거 약발 떨어지니 '백투더 MB' 과거로 퇴행하는 거다"며 "내가 우려했던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제가 항상 (폐지를) 언급했던 게 여가부와 통일부"라면서 "외교의 큰 틀 안에 통일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외교의 업무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된 게 어떻게 보면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가 존재하는 동안 젠더 갈등은 심해졌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서 통일부가 무엇을 적극적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통일부가 관리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가족부라는 부처를 둔다고 젠더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 것처럼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겨냥 "역사의식과 사회인식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아빠 친구(유승민 전 의원을) 따라가다가 폭망각"이라면서 "일찍 피는 꽃이 일찍 진다. 만고의 진리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아빠 친구 유승민의 여가부 폐지론에 편승했다가 스텝이 꼬이자 내친김에 오기로 통일부 폐지까지 주장한 유승민 친구 아들 이준석"이라면서 "엉망진창이 된 '걸핏하면 폐지론자' 이준석. 아빠도 아빠친구도 손쓰기 어려운 지경이 된 듯"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폐지 논리대로 라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데 국방부가 뭔 필요가 있나?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국방부도 폐지해야 하는가"라며 "이준석, 자중자애하라. 그리고 반헌법적 반통일적 망동에 사과하라"고 일갈했다. 

반면 정치외교학자인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대표가) 특유의 논쟁을 즐기는 성격"이라면서 "(이 대표가) 인터뷰에서 작은정부론 얘기가 나오니까 '여가부 말고 통일부도 좀 비효율적이다'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서 이제 논쟁적으로 자기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게 통일부 폐지론으로 확대 해석돼서 오인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김 전 실장은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론은) 당대표의 개인 생각"이라면서 "당론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통일부 폐지를 (이 대표가) 개인적인 이야기 정도로 묶어놨어야 되고, 제 개인적으로도 폐지를 거론하는 것은 지금 시기에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수습에 나선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이 대표가) 인터뷰 할 때 조금 더 한 번 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좀 신중하게 대표로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아마 배우는 중요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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