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연발에 '이준석 리스크' 급부상...위기의 이준석, 당내 비판 쏟아져
윤태곤 "이준석 위기에 의원들 팔짱끼고 지켜보는듯한 모습"
진중권 "정치철학 부재 탓...게임이 아니다...이기려 말고 생각하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취임식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11일 취임식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론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논란까지 구설수에 오르면서 '이준석 리더십 리스크'가 정치권의 화제로 급부상하는 분위기이다.

이 대표는 14일 강원도 철원군의 수해복구 및 장마대비 현장점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정책이라는 것은 당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많은 분들과 전화상으로 소통했고 만나서 상황 정리한 게 많다"며 상황 수습하는 나선 모습을 보였다.

다만 그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보상을 우선해야 된다는 관점을 합의에 담은 것인데, 언론이 속보로 '전국민 지원 합의' 이렇게 내다 보니깐 저희 당의 대선주자분들이 좀 강하게 반발한 것 같다"면서 "(그런데) 여야가 샅바 싸움을 하는 중에 저희에게 나쁘지 않은 스탠스라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당내에서 이 대표가 이제 당대표 입장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의원들과 토론하지 않은 이슈들에 대해 독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연일 과감히 내뱉는 행동에 대해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고 관측했다.

차기 대권에 도전장을 내민 윤희숙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양당 대표간의 '전국민재난지원금 합의'는 이번 대선 생각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전선을 함몰시켰다"고 비판하며, 이 대표를 겨냥 "대선이란 생각의 전투에서 이기려면 무엇으로 싸울 것인지 일관된 철학부터 있어야 한다"며 직격했다.

윤 의원은 "당대표의 사후적인 변명이 내세우는 것처럼 추경 액수를 늘렸냐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들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면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꼿꼿이 세우고, 합리적인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망가뜨린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우리 내부 '철학의 붕괴'다"고 비판하며 이 대표를 원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윤 의원은 다른 게시물에 이 대표를 겨냥 "민주적 당운영을 약속한 당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으며, 이 밖에도 당내 여러 의원들이 이 대표를 나무라면서 불만을 쏟아내어 '0선의 30세 당대표에 대한 리스크'와 '이준석 리더십'이 도마위에 올랐다.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연달은 실수에 대해 그를 호위해주는 당내 우군이 없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이는 이 대표에게 계파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 대표가 계파가 없기에 조그만 실수에도 '이준석 리스크' 논란으로까지 크게 확대 해석되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위기설로 이어진다는 얘기이다. 

한편 윤태곤 전략과 의제그룹 더모아 정치분석 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준석 대표가 이제 32~33일 됐는데, 처음에는 '중진들이 (이준석 대표) 발목 잡으면 어떡하지' 이렇게 봤는데 (지금와서 보면 사실) 그런 건 별로 없었다"면서 "그런데 여당 대표와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협의 논란에 앞서서 있었던 여가부, 통일부 (폐지) 논란이 겹치며 지금 (이준석 리스크) 이게 터졌다. 그렇다면 (당내 의원들이) 발목 잡는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좀 팔짱끼고 바로보고 있지는 않았었나"고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윤 실장은 "이준석 대표는 원외에 있기 때문에, 이준석 대표가 힘을 붙으려면 초선과 청년그룹하고 같이 가야 되는데 (이준석 대표가) 이제 단독으로 치고 나간 느낌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준석 대표가 또 먼저 (당내 의원들에게) 다가가야 될 바이기도 하지만 초선의원들이라든지 젊은 흐름들하고 같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윤 실장은 "대국민 이슈에 대해서 보면 이준석 대표가 5·18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거는 여야 할 것 없이 호평을 받았지 않았느냐. 잘했다"고 칭찬하면서도 "확장적 행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여가부 폐지를 예로 들며 "이게 아무래도 20~30대 남성층의 호응을 받는 이슈인데 이준석 대표가 2~3달 전에 이런 얘기를 했다면 막 박수를 받을 건데 이준석 대표가 이미 덩치가 커졌다. (이 대표가) 더 위를 바라봐야 되는데 과연 거기에서 전략적인 계산이 있었던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거를 이제 문재인 정부의 약한 고리로 볼 수는 있었겠지만 거기에 대한 평가와 존폐는 다른 이야기"라면서 "사실 여가부나 통일부 존치 문제와 별개로 현 정부 들어서 '퍼포먼스가 좋냐'라고 하면 고개 갸우뚱거리는 분들이 되게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과 정치는 문법이 전혀 다르다"면서 "(게임은 이겨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으니) 이기려 하지 말고 '생각'을 하라"고 조언하며 "이 상황을 지혜롭게 잘 헤쳐나가기를 (바란다)"고 일갈했다.

즉, 진 전 교수는 최근 '이 대표의 리더십 및 리스크 논란'은 이 대표가 정치를 게임으로 보는 듯한 시각을 감지했다는 대목으로 보여진다.

더욱이 그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도 "(이 대표가) 토론 배틀한 다음에 다음 프로젝트까지 해야 되는데 관심을 끌 게 없어 자꾸 엉뚱하게 가고 있다"며 "빈곤이 드러났다. 공부 부족과 정치 철학의 부재 탓이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웬만한 정치인은 '이거 아닌가' 보다 하고 후퇴 하는데 이 대표는 아니다.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들은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되는데 이 대표는 자꾸 게임으로 생각해 안 지려고 한다"면서 "접을 때는 빨리 접는 게 좋다. 후퇴하지 않는다면 당에서 또 회의하면서 얘기해야 하고, (결국) 판만 길어질 뿐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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