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에 세대교체 정치권 변화 바람 불자 경선연기론 재등장
당내 경선연기 찬성 분위기에 불편한 이재명 "원칙과 약속 지켜야"
"무신불립" 강조하고 나선 정성호 "민주당, 여전히 동굴 안..." 비판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경기도청을 나서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경기도청을 나서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0선'의 '36살(1985년생) 청년'인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초대 당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으로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여권 대선 후보에 대한 경선연기론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하자 친이재명계가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입으로만 선공후사(先公後私), 말로만 선당후사(先黨後私)한다"면서 "개인적 권력욕만 추구하는 정치는 자신을 망치고 당과 나라에도 해악을 끼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엄중한 심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동굴 안에 갇혀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자들의 탐욕이 무섭다"면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국민을 속이려는 만용이 대단하다"고 꼬집었다.

그가 언급한 '무신불립'은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미덕은 '신뢰'라는 것을 의미하며, 최근 '이준석 돌풍 현상'으로 '세대교체'로 정치권 변화의 바람이 불며 경선연기론이 재점화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 지도부에서는 경선 연기를 놓고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송영길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방법이 국민의 신임을 얻어 민주당이 다시 한번 이 나라 운명을 책임지고 나갈 수 있을지 보고 판단하겠다"며 "(경선 연기는) 당헌·당규상에도 저희들이 판단할 수 있는 단서조항도 있다"고 밝혀 사실상 경선연기론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원욱 의원도 같은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영선 후보를 일찍 뽑아놨지만 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 등 흥행몰이에 묻혀 박 후보의 경쟁력이 싹 사라졌다"면서 "대선 승리를 위한 고민을 한다면 결국 경선은 연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가에 따르면, 여권의 대선주자로 나서는 후보들도 역시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심 경선연기론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관측했다. 

다만 이 지사는 전날 당대표·시도지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치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고,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경선연기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여 당내 갈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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