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이광재·김두관·최문순 ‘연기’ vs 이재명·박용진·추미애 ‘반대’

(상단 좌측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민주당 의원, 김두관 민주당 의원, (가운데 좌측부터)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하단 좌측부터)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용진 민주당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상단 좌측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민주당 의원, 김두관 민주당 의원, (가운데 좌측부터)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하단 좌측부터)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용진 민주당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대선후보 경선 연기 문제를 놓고 후보들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는데,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일부 후보들 외엔 대부분 연기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여당 내 대권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경선연기 주장이 수차례 부침을 반복해왔지만 지난 15일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에서 30여명의 의원들이 모여 이를 논의한 뒤 3분의 2정도가 경선 연기 쪽에 무게를 둔 이후 같은 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신현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더민초 회의에 대한 홍기원 의원의 보고가 있었고 대선 경선 방법이 국민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다이나믹하게 기획돼야 한다는 얘기와 함께 필요시 경선 일정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으면 좋겠단 의견이 나왔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 내려야 하니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 말했다”고 밝히면서 경선 연기론이 개별 의원들의 주장 수준을 넘어 지도부에서 의제로 실체화될 모양새다.

그래선지 대선주자들은 각자 유·불리에 따라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 그동안 독주해온 이 지사는 15일 성공포럼 주최 좌담회 직후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정치에선 신뢰가 중요하고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신뢰는) 온다”고 선을 그었으며 경선 흥행을 위해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가짜 약장수들이 묘기를 보이거나 평소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놓은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흥행을 위해 경선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 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내세운 논리였으나 이 지사는 이를 ‘가짜 약 팔이’라며 일축한 건데, 흥미로운 점은 최근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대선주자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연기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경선흥행에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며 똑같이 경선 흥행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경선 연기엔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내놨다.

또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역시 지난 15일 6·15남북정상회담 21주년 기념식에서 경선연기론에 대해 “개인적으론 형세의 유·불리를 따지겠지만 당의 안정적 운영, 국민 신뢰 등 이런 게 더 중요하다. 원칙을 수용하는 게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을까”라며 반대 목소리를 냈는데, 반면 이 전 대표는 “당내 논의가 체계적으로 시작됐으니 이른 시일 내에 정리되길 기다리겠다”며 경선 연기 쪽에 힘을 실었고 정 전 총리도 “원래 전 왔다 갔다 잘 안 하는 사람”이라면서 한 목소리를 냈다.

이 뿐 아니라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뒤늦게 대권경쟁에 등판하려는 김두관 의원도 일찍이 앞서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극복 성과를 피부로 느끼고, 빛나는 경제성적표가 가시화될 때까지 민주당의 대선경선을 미뤄야 한다. 문 대통령이 약속한 9월 이후 국민 모두 마스크를 벗고 민주당의 대선경선에 함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 15일 오후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경선 연기를 하든지 경선 연기를 하지 않으면 그 경선 연기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흥행할 것이냐 그걸 공식적으로 논의하자. 짧은 기간 동안 두 번의 경선을 치러야 되니까 그때 어떤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치를 건지 그걸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앞서 같은 날 오전 송갑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일각에서 몇 마디 한다고 연기 문제를 검토할 순 없다. 논의는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란 반응을 내놓자 경선 연기가 안 된다면 경선 룰 조정이라도 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당사자인 대선주자들 중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후보들이 더 많다보니 이 지사 조직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인 조정식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는 원칙을 지키고 백해무익한 경선연기론 논란을 조속히 종결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이 지사의 싱크탱크 ‘성공포럼’ 고문인 안민석 의원도 16일 페이스북에서 “경선연기 논란의 시간이 길어지는 것만큼 늘어나는 것은 분열이고 떨어지는 것은 당 지지도일 뿐”이라고 경선 연기 논쟁 종결을 촉구하는 등 경선 연기를 반대하던 쪽에선 논의 자체를 그만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당 지도부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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