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ESS 리콜…중국 공정 리스크 헷지
ESS, 수익 효자 사업…빈번한 화재로 적자원인
뒤늦은 ESS 리콜…하반기 상장때문?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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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화재이슈가 끊이지 않았던 ESS(에너지저장장치)의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통해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시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2017년 4월부터 2018년 9월까지 4000억원을 들여 자사가 생산한 ESS 교체에 나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콜에 대해 중국에서 초기 생산된 ESS 전용 전극에서 일부 공정 문제로 인한 잠재적인 리스크가 발견됐고, 해당 리스크가 가혹한 외부환경과 결합되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잘 나가던 ESS, 화재로 충당금만 쌓여

본래 LG에너지솔루션 ESS사업은 2018년에 설치량이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며 최대이익을 내는데 기여한 효자사업이었다. 2017년 5000억원 수준이던 ESS매출액은 2018년 8500억원으로 뛰었고 영업이익률은 5%안팎이었다. 당시 전지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24%증가한 209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급격한 확산에 부작용이 난 듯 ESS사업장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시작하면서 순조롭던 흐름은 바뀌었다. 정부는 화재조사에 돌입하며 ESS가동중지를 권고했고, 나머지 ESS는 충전율을 70%로 제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사업은 수익성이 꺾였고. ESS는 배터리 업계를 적자 늪으로 끌고 내려갔다. 매출이 사라지는 동시에 화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LG화학은 ESS충전율을 낮춘데 따른 사업자들 보상금과 소화시스템 적용 등에 드는 비용까지 2019년에만 총 420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해야 했다.

첫 ESS 화재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의 풍력발전 연계용 ESS에서 발생했고, 지난해까지 총 29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갈무리
ⓒ 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시장 회복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도를 넓히고 있다. 미국은 주 단위로 재생에너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30년까지 비중을 60%, 2050년 10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ESS매출은 약 8000억원, 영업이익은 600억원 수준이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약 2500억원이다.

◇ 뒤늦은 리콜…상장리스크 완화용?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조치는 뒤늦은 감이 있다. ‘민관합동 ESS화재 원인조사위원회는 2020년 2월 2차 조사위에서는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5곳 ESS화재 중 4건이 주원인은 배터리이상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규설비 충전을 제한(옥내 80%, 옥외 90%)을 의무화 등의 조치를 내렸다. 다시 말해 LG에너지솔루션은 민간 합동조사가 배터리이상 진단을 내놓고 2년 3개월이 지나서야 리콜을 결정한 것이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리콜을 한 이유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상장리스크’를 줄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상장 후 부정적인 회계 이슈에 말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시각이다. ESS관련 화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고 GM 볼트 배터리 관련 비용 등 전기차 배터리 관련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충당금 이슈가 제기될 가능성을 감안한 것이다. 4000억에 달하는 이번 리콜 비용은 상반기 충당금에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장래에 발생할 것이 예상되는 충당부채는 9424억원으로 ESS화재사고로 인한 교체비용과 자동차 전지의 자발적 리콜관련 충당부채가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안전과 품질을 모든 의사결정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며 “품질 혁신 활동을 통해 어떠한 위험에도 견딜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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