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정계 입문 이끈 박근혜에 감사 표명…조경태 “박근혜 석방운동 전개할 예정”

21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글(좌)과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조경태 의원 모습. ⓒ이준석, 조경태 페이스북
21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글(좌)과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조경태 의원 모습. ⓒ이준석, 조경태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신진 돌풍부터 저마다 변화, 당 혁신을 외치며 치열한 당권 경쟁을 벌이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사이에서 갑자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먼저 이 전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난 내 발탁에 있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밝혔으며 심지어 ‘박근혜 키즈’란 칭호를 팩트라고 인정하는 내용의 인터뷰 글까지 올렸는데, 비록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한 사람 중에 손학규 대표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있었다는 취지에서 내놓은 발언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히면서도 이 같이 발언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당원 표를 노린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이 전 최고위원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예비경선만 당원 투표 50%, 일반 국민여론조사 50%일 뿐 본선에선 당원 비율이 이전처럼 70%로 높아진다는 점에서 강성 보수 성향이 있는 당내 일부 표심까지 의식한 행보로 비쳐지고 있는데, 특히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는 데 대한 당내 ‘반감’ 표심이 작용할까 우려해 이 같은 발언도 내놓은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는 이 전 최고위원이 출마 선언 이후 첫 공식 일정 행선지로 책임당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영남, 그 중에서도 보수의 아성으로 꼽히는 대구로 내려갔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지난 24일 대구 서문시장 유세에서도 그는 개그맨 강성범 씨로 인해 불거진 대구 비하 논란과 자신의 부모에 대한 화교 의혹 등에 대해 “10년간 정치하면서 부모님 고향을 능동적으로 밝힌 적 없었는데 이번에 모 개그맨 때문에 본의 아니게 많이 퍼지게 된 것 같다”며 부모 고향이 대구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친박 출신 인사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데, 김태흠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는 그동안 행적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비난하기 바빴고 심지어 등을 돌린 채 몇 차례 당적까지 변경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항상 감사’하고 ‘굉장히 고맙게 생각’했다니 비난하고 탈당하는 게 이준석식 감사 표현이었다는 말인가”라며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더니 언행은 노회한 기성정치인 뺨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당권주자는 비단 이 전 최고위원만이 아닌데, 당내 최다선 중진 중 한 명인 조경태 의원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온 전력 때문인지 지난 24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4년의 복역은 어찌 보면 길게 살고 계신 게 아닌가.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관련) 올바른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며 “저는 석방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박 전 대통령 석방운동을 공언하기도 했고 전날엔 박 전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당원 표심을 얻기 위한 이른바 ‘친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호남 출신의 초선 당권주자인 김웅 의원도 조 의원과 같은 날인 지난 23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박으로 꼽혀온 인사들조차 선거를 앞두고 스스로 친박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국민의힘이 ‘도로한국당’이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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