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10년이상, 70~80%효율 유지…금속재료 추출도 가능
LG, GM과 합작법인 설립계획…르노삼성과도도 사업협력
현대글로비스, LG화학과 전기차 택시 배터리 대여사업 승인
SK이노, 교체식 배터리 사업 및 기술 친환경성 검증

ⓒ 한국에너지공단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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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는 친환경 저탄소 사회로 나가는 발판이지만 폐배터리는 환경오염 우려가 크다. 

자동차·배터리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가 전기차용으로 수명을 다해도 10년이상 추가로 70~80%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하는데, 국내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로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며 폐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배터리가 성능이 떨어졌거나 파손된 경우엔 리튬, 니켈, 구리, 망간 등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세계 리튬배터리 회수 및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19년 15억달러(약 1조6299억원)에서 2025년 122억달러(약 3조2565억원)}, 2030년엔 181억달러까지 10배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폐배터리 발생량 역시 2020년 약 4700개에서 2025년 1만3000개, 2030년 8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와 전기차 관련 업체들은 이미 배터리 생산 뿐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업체간 협약을 통한 발빠른 대처를 하고 있다.

국내 1위 배터리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었다. GM은 2013년부터 보증 서비스를 통해 교체된 팩을 포함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배터리 팩의 100%를 재활용이나 재사용하고 있다. 

LG화학은 호주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엔바이로스트림과 손잡고 호주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운영 중이다. LG화학은 유럽 폴란드, 한국 오창 등 공장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과 관련해 타 업체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2019년 10월 르노삼성차와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ESS개발 사업에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 한국에너지공단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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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내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와 LG화학은 작년 10월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샌드박스에서 전기차 택시에 대한 배터리 대여사업을 승인받았다.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를 전기차 택시회사인 KST모빌리티(마카롱 택시)에 빌려주고 2~3년 뒤 폐배터리는 LG화학이 전기차 급속 충전용 ESS로 제작한다. 

또 현대차그룹은 OCI와 함께 OCI스페셜티 공주공장에 위치한 태양광 발전소에도 300kWh급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ESS를 설치했다. OCI는 이곳에서 기존에 설치했던 타사의 신규 배터리 ESS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재사용 배터리를 활용한 ESS간의 성능비교 분석을 할 계획이다. 양사는 2019년 9월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해 ESS와 태양광발전을 연계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포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현지 교체식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다. 양사는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BaaS는 배터리 렌털, 충전, 재사용, 재활용 등 전기차 배터리 전반을 다루는 서비스를 뜻한다. 주유소처럼 방전된 배터리팩을 충전된 배터리로 바꾸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 사업’이 거론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자사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친환경성을 검증했다. 미국 에너지성 산하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을 통해 원료 물질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자연에서 원료 물질 채굴을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기아와 사용 후 배터리에서 리튬을 포함한 금속을 회수해 전기차 배터리의 친환경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 기아는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성능평가 시스템으로 사용 후 배터리를 평가하고 잔존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는 모듈 또는 팩 단위로 나눠 ESS로 재이용한다. 잔존성능이 낮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셀단위로 배터리를 분해하고 양극재용 금속자원을 회수해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에 이용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선 폐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와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폐배터리 재사용·재활용 기술이 빠른 시일 내에 적재적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제조사별로 형태, 크기, 구성물질 등에 대한 규격 표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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