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성 GS25 사장, 소비자보다 편의점 사장에게 먼저 사과…“사규따라 처리”
GS25 경영주 집단소송 움직임에 사과문 추정, “단순 업무실수 어물쩡, 소송 준비”
여성우월주의 상징 덕지덕지 GS25 홍보물, GS리테일, “정해진 것 없다”
유튜버, “이대남 고기맛 알았다”…업계, “덮기 급급 안돼, 분노+놀이= 논란증식”
SNS에 불매 게시물 작성 자, "여성우월주의 공정경쟁 저해, GS대체제 많다"

작년 캠핑 행사 포스터(좌), 올해 5월 캠핑 행사 최초 포스터. 올해 캠핑행사 포스터에는 한남소추 표현과 역세로드립으로 megal이 쓰여져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GS25가 여성우월주의를 추종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포커스DB
작년 캠핑 행사 포스터(좌), 올해 5월 캠핑 행사 최초 포스터. 올해 캠핑행사 포스터에는 한남소추 표현과 역세로드립으로 megal이 쓰여져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GS25가 여성우월주의를 추종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반페미 정서가 유통가를 덮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대남(이십대남자)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맛 본 승리의 경험이 그동안 억눌려 왔던 젠더 갈등 부분에서 역차별을 받아왔던 울분이 생활경제로 스며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진중권 교수는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소추' '집단 히스테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현 상황을 비하했다.

4일 조윤성 GS25 사장은 경영주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다. 사과문은 5월 캠핑행사 포스터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배경 설명을 했다.

조윤성 사장은 "각종 디자인 작업 시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유료 디자인 사이트를 활용하고 있다. '캠핑' '힐링' 키워드로 다운 받은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디자인 요소에 사회적 이슈가 있는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 조사와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책임을 저에게 돌려달라 저희는 신속한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GS리테일의 남성혐오 추정 표현과 GS슈퍼마켓 상납금 갑질로 과징금이 부과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GS25 불매운동이 일자 경영주들은 '본사가 단순업무실수라며 대충 넘어갈 생각이다'라며 GS리테일을 상대로 단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글이 공개되기도 했고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GS리테일의 상황이 게재 되면서 GS리테일 관련 유통채널 불매운동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실제 CU나 세븐일레븐 등 GS25 대체제로 평가 받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너무 바쁘다' '손님이 그만 왔으면 좋겠다' 등 GS25를 제외한 편의점을 이용하는 현상을 단적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조 사장이 작성한 경영주에게 보내는 사과문은 GS리테일 1차 고객인 경영주의 분노를 우선 잠재우고 소송전 등을 피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분노가 발생한 첫번째 지점은 소비자임에도 불구하고 소통 없이 포스터 제작과정에서 오류 정도로 넘어가려는 태도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다.

■ GS25, 남혐논란…여성우월주의 서브텍스트 다수 포함

지난 주말 GS25는 5월 한달동안 진행하는 캠핑행사 포스터를 알렸다. 포스터에는 여성우월주의자들을 통칭하는 'megal(메갈)'이라는 표현과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한국 남성의 성기크기가 매우 작다고 비하하는 표현(한남소추)이 담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포스터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손 모양은 없앴지만 다른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국방부 제공 포스터 이미지(좌), GS25가 만든 호국보의달 캠페인 포스터(우). GS25가 제작한 포스터도 군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시사포커스DB
국방부 제공 포스터 이미지(좌), GS25가 만든 호국보의달 캠페인 포스터(우). GS25가 제작한 포스터도 군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시사포커스DB

과거 GS25 호국보훈의 달 캠페인 포스터 남혐논란도 있다. 국방부 이미지는 육군만 경례를 하고 있지만 GS25 포스터에는 군인이 5명에서 4명으로 줄었고 모두 경례를 하고 있으며 월계수잎이 등장했다. 그리고 무궁화와 새 그림이 추가 됐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해석하기를 군과 무궁화, 새를 합쳐 군대이야기를 계속하는 남자를 비하하는 ‘군무새’를 표현한 것이고 월계수 잎은 메갈리안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경례 그림은 군인 4명이 경례를 하는 모습은 4를 나타내는 것으로 '죽을 사'를 연이어 나타내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런 내용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다수의 팔로워수를 가진 남성 헤비 SNS이용자들이 내용을 알리고 재생산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고 GS25 불매운동까지 퍼졌다. 논란의 핵심은 남성혐오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표현했고 국내 대기업이 이를 용인했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 대한 대처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해결 할 것이냐는 본지 질문에 GS리테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라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답변을 찾기 위해서 심사숙고 중이며 소비자를 외면하는 일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GS불매운동과 관련 글을 게재한 20대 A와 B를 SNS를 통해 접촉한 결과 공통적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우월적인 분위기가 공정경쟁을 헤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A는 "군대를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당연한 의무였기 때문에 갔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지전이 펼쳐지고 있는 경력인정, 가산점 인정 등의 논란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자랑스럽지도 않다"며 "어느순간 부터 남자라는 이유로 잠재적 가해자가 돼 있고 한남이 돼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박탈감이 심해졌다. 메갈로 통칭되는 무리가 진행하는 여성우월주의를 반대하지도 않는데 그들의 왜곡된 젠더 개념이 기본 값이 되면 정상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중 관련 이슈가 터지면서 생각을 적은 정도"라고 말했다.

B는 주도적으로 게재했다기 보다는 본인 계정의 SNS에 GS25, 무신사 이미지를 공유하는 정도였다. B는 "이른바 페미니스트는 유리천장을 부순다고 하지만 유리바닥을 오히려 깨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A와 B에게 공통으로 불매운동이 어느정도 가겠느냐는 질문에 A는 "가늠할 수 없다. 새로운 이슈가 생기기전 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고 B는 "불매운동은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댓글 고지전과 다르다. GS관련 유통 채널 공급 제품들은 이미 대체제가 많기 때문에 굳이 GS 제품을 사지 않아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유튜버는 현 사태에 대해 “이대남이 고기맛을 알았다”고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남성들은 제품에 문제가 없으면 특별히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라며 “이번 사태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자들의 요구에 순응하면 여자들이 불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핑퐁식 논란은 중간에 끼인 업체만 곤란하다”라면서 “이번 논란에 불똥이 튀지 않도록 업계도 변화될 것이고 젠더 이슈에 대해서 자체 검열도 강화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동안은 이런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 메갈과 한남소추가 뭐길래.

메갈 표현은 과거 코로나19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종식된 메르스 유행 당시 디시인사이드 메르스갤에 모여든 여자들이 그곳에서 규합해 미러링을 통해 넷상에서의 패러디 반격을 시작했다. 당시 온라인 운동을 기점으로 소설 '이갈리의 딸들' 합성어인 메갈리아의 딸들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통칭 '메갈리아' 줄여 '메갈'이라는 이름의 신조어가 등장했고 향후 워마드 등으로 극여성우월주의자들이 모인 사이트인 워마드 등이 탄생해 이곳에서 한국남성을 혐오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했다. 워마드에서는 남성 살해계획 등이 게시물로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사이트 이용자들은 과거 진선미 국회교통위원장에게 후원금을 보내는 등 정치활동도 활발히 전개했다.

무신사도 불매운동 남성 조롱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시사포커스DB
무신사도 불매운동 남성 조롱 불매운동 리스트에 올랐다. ⓒ시사포커스DB

'한남소추'는 한국남자 성기가 작다는 표현이다. 한 통계에서 한국 남자 평균 성기 크기가 6.9cm라고 집계 됐고 전세계 남성 성기크기보다 밑돌아 이를 조롱한 말이다. 통칭 메갈들은 엄지와 검지로 성기 크기를 가늠하는 모양을 상징으로 사용해 왔다. 이는 국가기술표준원에서 발표한 한국여자 가슴크기에 따르면 A컵 이하가 70%에 육박한다고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여자 가슴이 작다’는 내용에 대한 미러링이다.

이처럼 GS25 캠핑행사 포스터에 정체성을 나타내는 메갈과 대표적인 한남소추 표현이 한장에 모두 표현 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됐던 것.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과거 홍보 이미지들을 검색하면서 메갈식 표현을 샅샅이 찾아내고 있다. GS리테일외에도 다른 기업들도 관련 의도적인 표현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업체이름으로 공식 홍보 포스터를 내면서 철저히 확인하지 못한 업체 책임이고 이를 의도적으로 서브텍스트로 표현한 작업자를 우선 색출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기업들이 사과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사태의 본질 파악 보다 우선 덮고 보려는 태도가 문제다. 과거에는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사태완결까지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어서 전향적이고 제대로 된 조치 없이 상황을 무마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매운동은 분노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놀이문화도 함께 섞여 있다"라며 "같은 형태로 분노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모양으로 기업의 문제를 공유한다. 새로운게 하나 나올 때마다 과거 공유됐던 것들이 다시 떠오르는데 모든것을 내려 놓거나 완전한 사과가 없으면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GS리테일 군부대 PX계약을 전면 철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4일 오후 5시 현재 6만1323명이 청원에 동의하기도 했다. 

PX 계약 철회를 종용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PX 계약 철회를 종용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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