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국’이 도입하려한 재산비례벌금제 주장…김어준 감싼 추미애와 봉하마을 찾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권잠룡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좌)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중),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대권잠룡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좌)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중),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최근 하나 같이 자당 핵심 지지층을 바라보는 듯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논란이 일어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저의 요람이며 뿌리”라며 “저는 민주당의 노선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이라고 역설했던 이 지사는 지난 25일 ‘형벌의 실질적 공정성’을 들어 재산비례벌금제를 제안했는데, 이 제도는 친문 핵심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2019년 후보자 당시 도입 의지를 밝힌 바 있는 만큼 한때 문 대통령의 ‘후계자’로까지 칭해졌던 조 전 장관을 자신이 계승하겠다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부분이 친문 성향인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 이 지사를 수차례 비판하던 당원이 민주당 강원도당으로부터 제명 조치를 받았다는 글까지 같은 날(25일) 올라와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친문 당원들의 이 지사에 대한 경계심이 나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 지사가 당내 주류와 거리 두는 행보보다는 집토끼부터 적극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이 지사가 주장한 러시아산 백신 도입과 관련해 문 대통령까지 21일 가능성을 검토해보도록 지시하는 등 일견 이 지사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하는 듯 했으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의에 “그렇게 보고 있다. 스푸트니크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이라며 선을 그어 문 정부가 다시금 이 지사와 거리를 두는 모양새가 됐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후발주자로 대권경쟁에 뛰어드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주장을 꼬집어 “물량 남으면 누가 책임지나. 혼란만 초래할 수 있고 백신 구매는 식약처나 질병청,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될 일로 지자체가 할 일은 따로 있다”며 이 지사에 견제구를 던졌고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거듭 이 지사를 겨냥 “그 분이 중대본 회의에 잘 안 나왔던 것 같다. 중대본에 참석하면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고 백신상황이 어떤지, 접종계획은 뭔지 다 알게 되는데 그 내용을 알게 되면 그 말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정부와 한 목소리를 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 “많이 다르다. 얘기 안 해도 다들 잘 아시잖나”라고 강조했는데, 이 같은 발언은 친문 주류의 이 지사에 대한 경계심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끌어들여보겠다는 의도로 비쳐지고 있고, 실제로 정 전 총리는 지난 25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무현 대통령님, 미완의 꿈을 완성하겠다”고 방명록을 적는 등 친노·친문 표심에 호소하는 행보까지 이어갔다.

이밖에 또 다른 여권 대선잠룡인 추 전 장관도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언론상업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뉴스공장은 시민의 공익을 우선하는 유일한 시민의 방송이기에 남아야 한다. 뉴스공장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게 아니라 다른 언론들이 언론상업주의에 너무 빠져 있는 것”이라며 방송인 김어준 씨를 적극 두둔하는 입장을 내놨었는데, 이 역시 친문 주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양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란 일부 문구에 대해 정의당 장혜원 의원이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고 지적하면서 졸지에 구설에만 오르게 됐다.

추 전 장관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어사전에 접두사 ‘외-’는 ‘혼자인’의 뜻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이란 뜻도 있다. 장애인 비하는 아니며 저는 진실에 눈감고 기득권과 유착되어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한 것”이라고 추가 해명 글을 올렸는데, 먼저 ‘집토끼’인 친문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대선주자들의 이처럼 치열한 표심 확보 경쟁에서 과연 누가 최종적으로 낙점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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