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너무 빨라" 경선연기 주장하자 친이 "자해 행위" 반발
김두관 "일찍 뽑혀 흥행 실패 우려된다"...전재수 "진지하게 검토해야"
민형배 "경선연기는 패배 앞당기는 것...승리의 길이 아니다"
하태경 "이재명 통 큰 수용해라...친문의 비토·거부감 줄이는게 숙제"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편집 / 박상민 기자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편집 / 박상민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경선연기론'을 주장하고 나선 친문(친문재인)으로 꼽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내에서 경선연기에 반대하는 친이(친이재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잘 새겨듣겠다"며 "다만 몇가지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다시 한번 분명하게 제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7일 재반박에 나섰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부 의원들이) '당헌을 개정해서 부산.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후보내고 참패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당헌을 바꾸느냐' 이것은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대선후보 경선 연기는 당헌 개정사항이 아닌 당무위원회 의결사항이기 때문에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원칙을 훼손하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부산.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헌을 바꿔야하는 문제였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당헌 88조 2항에는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전 180일까지 하여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선후보 경선 연기 주장을 전재수가 총대를 맸다, 특정주자를 배제시키고 양성할 목적으로 시간을 벌려는 의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면서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럴 의도도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차기 대선) 후보가 누가되든 민주당의 후보"라면서 "현재 이재명지사를 포함해서 민주당내에서 거론되는 모든 주자들은 단 한 분도 예외없이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안에 있는 분들이다. 중단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해 민주당이 집권하는 것 외에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의원은 전날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민주당 당원들의 후보이자 동시에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후보여야 한다"며 경선 연기론을 꺼내 들었는데, 그는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경쟁"이라며 "특정 후보의 입장, 특정 계파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피곤한 논쟁이 아니라 중단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민주당의 집권전략 측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다만 먼저 경선연기설을 띄운 것은 김두관 의원이었는데, 김 의원은 같은 날 오전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의 조찬 자리에서 "우리 당이 지금 어려운데 대선 경선을 서둘러 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의힘은 '대선일 120일 전 대선 후보 선출' 규정이 있는데 '100일 전'으로 늦추려고 한다. 우리는 '대선일 180일 전'에 후보가 선출되는데 너무 일찍 뽑혀 흥행에 실패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경선연기론을 제기했다.

반면 '친이계'로 분류되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연기는 대선 승리의 길이 아니다"며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전했다.

민 의원은 경선연기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향해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대선 경선 연기는) 선거를 공학으로만 접근하는 하책"이라면서 "자칫 당을 분열로 몰아넣고 주권자 시민의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경선 연기는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승리의 길이 아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 민 의원은 지난 재보궐선거를 거론하면서 "당헌·당규를 고쳐 국민의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선을 하는 것이 되레 국민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며 "스스로 정한 원칙을 쉽게 버리는 정당을 주권자는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누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내용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멀뚱멀뚱 (국민의힘을) 쳐다볼 필요가 없다. 민주당 경선은 시끄러운 싸움판이 아니다"고 꼬집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친문계'과 '친이계'의 세력 다툼으로 보인다고 추측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과 경쟁할 친문의 대선주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친문계'가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경선연기론을 꺼내 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민주당의 경선연기 움직임에 대해 "이제 이재명 지사의 입장에서는 연기 수용, 통 크게 수용하는 게 저는 좋다고 본다"며 "왜냐하면 자꾸 친문에서 비토가 있잖냐. 거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경우 통 크게 받아버리면 (오히려) 그 안에서 비토 측이 줄어들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여권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는 포용해야 하는 사람인데, 갈등 요인을 추가로 만들 (필요가 없다)"면서 "(연기되면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를수도 있는) 그런 개연성은 있지만 그 정도 자신감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지사의) 주변 사람들은 새로운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태도는 제가 이해를 하지만 그런데 '아직도 강한 거부층이 있다. 그러면 그 거부층을 어떻게 줄일 건가?'가 이 지사한테는 가장 큰 숙제"라면서 "그렇게 보면 이런 경우에 받아버리면 오히려 더 거부층이 줄어드는 플러스 효과가 더 많지 않겠나"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연기된다고 하더라도 (여권 대선 후보가) 크게 달라질 게 있겠냐"며 이 지사가 차기 여권잠룡임을 유력시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에서 대선 경선연기론에 좀 더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면서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 경선에 관심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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