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 민생개혁' 화두 던지며 차기 대권 행보 나서는 이재명
"남녀평등복무제?...쓸모없는 얘기로 젠더 갈등 촉발하는 것"
"독자백신 실현가능성 없다?...정부가 백신 선택 폭 넓힐 수 있어야"
"주택 정책 핵심은 실거주용·투기 구분하는 것...실거주 2주택 보호해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실용적 민생개혁'을 화두로 차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포커스DB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실용적 민생개혁'을 화두로 차기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의 강성친문(친문재인) 당원을 향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의견 표명 방식이 폭력적이거나 상례를 벗어난 경우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전날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당원이 80만명, 일반당원이 300만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강성 당원이) 그 중 몇명이나 되겠는가"라면서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고 과잉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성당원의 문자폭탄 등의 문제 행동에 대해 "신경 안쓰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라면서 "(휴대전화 번호를) 1000개쯤 차단하면 (문자폭탄이) 안 들어온다고 한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울러 이 지사는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것에 대해 "면목이 없다. 정말 깊이 반성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지금 해야 할 일은 낮은 자세로 주권자를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우리 국민들이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뭘 원하는지를 분명하게 표시했다"며 "거대한 개혁 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적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개혁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민심이 폭발했던 부동산 시장 문제에 대해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망치는 망국적 병폐"라면서도 "거주 여부에 상관없이 1가구 1주택을 보호하다 보니 지방에 사는 사람들조차 전세를 끼고 강남에 갭 투자를 하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택 정책의 핵심은 (주택이) 실거주용이냐, 투기 수단이냐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라며 "실거주용 1주택 또는 2주택에 대해선 생필품에 준하는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못 얻게 해야 부동산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며 "오롯이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임대 사업자에 대한 취득세, 양도소득세, 보유세, 임대소득세 등 특혜를 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이 지사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의원의 '남녀평등복무제 도입'에 대해서도 "쓸모없는 얘기로 젠더 갈등을 촉발하는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회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생긴 남성의 불만을 이유로 (군 복무에서) 여성에게 부담을 주는 것은 갈등만 격화시키는 대증요법이지 근본 대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징병으로 하되 원하는 사람은 모병제처럼 장기 복무의 기회와 함께 충분한 보수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그는 경기도지사 주재의 관계부서 대책회의에서 '경기도 독자백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 지사는 "우리 정부가 백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어야 하며, 스푸트니크 백신을 포함한 백신 공개 검증의 장을 열어 조속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또한 여권 내 차기 대권의 경쟁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 지사의 독자백신 주장에 대해 "실현 가능성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론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지사는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자 지난 8일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기고 한동안 메세지를 내지 않다가 전날(20일) "정치는 실용적 민생 개혁의 실천이어야 한다"며 다시 활동 재개에 나섰다.

그는 '실용적 민생개혁'을 화두로 던지며 정부여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지난 15일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독자백신'을 꺼내 들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민생개혁'의 메세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여권잠룡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의 '민생개혁'을 앞세운 정치 행보에 대해 이 지사가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빠르게 인정하면서 '강성당원'에 대한 선긋기로 '민심'을 택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며, 이는 당 내 타 경쟁 대권후보들의 '집토끼' 및 '이대남' 전략과 다른 차별화 전략을 내보인 것으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강성당원을 비판 기사를 공유하면서 "팽 당한 대깨문들"이라며 "김어준은 어쩌고? 교주가 살아있는 한 신도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하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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