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재보선 민심, 협치하란 것”…與 원내대표 후보 모두 “법사위는 안 돼”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좌)과 민주당 윤호중(가운데), 박완주(우) 원내대표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좌)과 민주당 윤호중(가운데), 박완주(우) 원내대표 후보.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보궐선거 승리를 기점으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다시 원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간 모양새인데, 선거 압승을 통해 확인된 민심을 내세워 여당과 원 구성 협상을 다시 하여 기존의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을, 그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총선 압승 이후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결국 상임위원장은 물론 야당 몫 국회부의장 자리까지 받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었는데, 당시 민주당에선 상임위원장 배분은 민주당 11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7석으로 하고 법사위원장은 후반기의 경우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당이 우선 선택권을 갖기로 하는 방안으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가합의까지 이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사위원장을 못 가져오면 상임위원장을 모두 받지 말라고 개입해 협상이 무산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게 양당 간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1985년 12대 국회 이후 25년 만에 과반수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전부 독점하게 됐고, 원내에서 대여 견제력을 잃어버린 야당은 여당의 일방통행을 무력하게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지난 1월 28일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도 ‘더 좋은 세상으로’ 세미나에서 “국회에서 소수는 무조건 협상해야 한다. 협상하지 않으면 악마 법이 통과되는 것”이라며 “이번 국회 들어 주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받으려 하는데 김 위원장이 안 받겠다고 했단 얘기를 들었다. 그건 김 위원장의 생각이 잘못된 것이고 지금이라도 8개 상임위원장을 받아야 한다”고 김 위원장의 결정을 비판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보선 승리 이후 국민의힘에선 원 구성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지난 12일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가 뽑히면 (소속 의원들에게) 그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입장을 내놨던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14일엔 한 발 더 나아가 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공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7개 상임위원장은 물론 공석인 자당 몫의 국회 부의장도 추천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도 민주당이 독주하지 말고 협치하란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특히 오는 16일 열리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현재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이 당선될 경우 법사위원장직이 비게 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은 이 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을 겨냥 “오만과 독선을 반성한다면 법사위원장 포함 야당 몫 상임위원장부터 돌려주고 협치에 나서라. 나서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반성은 단지 쇼일 뿐”이라고 경고했으며 일각에선 보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이나 청년 정책 등과 관련된 국토교통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던 윤 의원은 지난 12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기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한 바 없다. 1기 원내대표의 협상 내용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면 경선 경쟁자인 박완주 의원은 13일 첫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회 운용에 있어서 독주, 당내 소통 부재. 정부 과제에서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반성하는 시기를 가져야 한다”며 “무너진 정치의 복원을 위해 상임위원장 배분에 나서겠다. 상임위 재분배 논의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지난 13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지난 21대 국회 개원하면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야당 몫으로 하지 않으면 전체를 다 비토하겠다고 해서 이제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 다시 한 번 여야가 숙의를 거쳐서 합리적으로 안분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민들께 진영 대결이 아닌 협치의 불씨를 드릴 수 있다”며 원 구성 재협상 쪽에 힘을 실어줬는데, 하지만 쟁점인 법사위와 관련해선 박 의원조차 “박완주가 원내대표가 되면 법사위를 내준다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밝혀 둘 중 누구로 원내대표가 되든 이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과의 갈등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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