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브레이크 없는 180석 여당, ‘국회’ 의미 한 번 더 되새기길
[기자수첩] 브레이크 없는 180석 여당, ‘국회’ 의미 한 번 더 되새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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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정부가 입안하거나 여당이 만든 법에 경제관련 각 업계가 신음을 내고 있다. 법 개정의 주체인 국회가 정부 정책에 거수기 역할을 하듯 모두 통과 시킨 결과다.

최근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 부회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사의를 표했다. 정부와 여당이 '공정경제3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잇따라 통과 시키면서 책임을 진다는 자세다. 김 부회장 사임에는 경총이 앞장서서 반기업법 입법을 반대했지만 정부와 국회가 전혀 귀를 기울여주지 않아 큰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경총 부회장의 사임은 국내 경제계에서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벤처기업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최근 '기업규제 강화에 대한 기업인 인식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규제3법 등 최근 기업규제 강화가 회사 경영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 묻는 질문에 '국내 고용 축소'를 꼽은 응답자가 37.3%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국내투자 축소가 27.2%, 국내 사업장 해외이전 21.8%로 나타났다. 기업규제 강화에 불만을 느끼는 회사는 69.5%(매우불만 44.3%, 불만 25.2%)에 달했다. 대기업일수록 불만족 비율이 높았고 중견기업, 벤처기업 순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경제계 단체 실무 수장이 나섰지만 정부와 여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기업을 등지는 형태로 법을 개정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업은 정부와 여당에 어떤 협조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한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가늠조차 안되는 지경이며 경제와 경영의 ABC가 다 무너지는 느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국회내 여당 의석수는 180석이다. 정부와 여당의 뜻과 같이하는 일부 야당과 무소속 의석수 까지 합치면 190석을 넘어선다. 정부가 입안하고 여당이 밀어붙이면 헌법을 제외한 법개정은 무조건 가능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고 20대 때 통과 시키지 못했던 법안들을 재발의해 지속 통과시켰다. 여당이 반발하면서 상임위원회를 보이콧해도 이른바 '절차대로' 처리했다.

이런 환경속에서 국회가 주택관련법을 개정했다. 법 개정으로 지난 7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주택시장은 출렁거렸다. 전세시장은 메말랐고 세입자와 임대인간 갈등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또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면서 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주택관련 대책을 수차례 내놓으면서 고군분투 하고 있지만 과열되고 붕괴된 주택시장을 정상화하기에는 요원한 상태다. 주택시장이 과열된 시기가 법 개정이 이후라는 지적이 있지만 여당이 독식한 국회는 일언반구도 없다.

작년 9월에 정부가 발표한 국가재정계획에도 어떤 제동도 없었다. 대한민국 건국이래 75년간 660조의 빚을 졌지만 문재인 정부 집권기간인 2022년까지 1000조 원의 빚을 지고 2025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을 6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도 국회는 작년 555조80000억 원 규모의 올해 예산을 통과시켰다. 당시 총수입은 483조 원 규모로 국가재정에 적자가 불가피 했지만 이를 국채로 충당한다는 계획에도 제동을 걸지 않은 것. 이에 따라 국가채무는 945조 원까지 불어났고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6.7%까지 치솟았다.

최근 국회에선 20조원 규모의 재난지원금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매표행위라는 지적은 있지만 여당은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계층을 돕는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작년 예산 편성시 빚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추경을 편성해도 이는 고스란히 빚으로 편입된다는 것에는 우려가 깔려 있다.

경제계는 침통하고 부동산 시장은 과열됐고 국가재정은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당은 어떤 제동도 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개인의 입법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혹은 정부를 대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 되진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기 위해 국회가 구성됐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주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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