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서울 21.95%...여야 엇갈린 해석 '서로 유리' 주장
與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다...민주당 지지층 결집 시작"
野 "분노 최고조...정권 심판에 대한 유권자들의 행진 못 막아"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우). 사진 / 권민구 기자(좌), 이강산 기자(우)
서울시장 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우). 사진 / 권민구 기자(좌), 이강산 기자(우)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4.7 재보궐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측은 '민주당 지지층 결집과 샤이 진보'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 측은 "정권에 대한 분노한 표심이 투표 열기로 이어진 것"이라며 사전투표율을 두고 서로에게 유리한 해석으로 엇갈린 평가을 내놨다.

지난 2∼3일 전국 21개 선거구의 722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이 20.54%(서울 21.95%, 부산 18.65%)로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5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전투표율이 높다라는 것 자체는 이번 투표에 대한 관심도가 대단히 높아졌다고 보인다"며 "민주당에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전체적으로 이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 공과를 제대로 평가를 하고 지금은 말을 갈아탈 때가 아니라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할 때라하고 부분이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후보들이 너무 좀 후졌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적폐청산을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해서 질책은 하지만, 그러나 적폐 세력을 뽑을 수는 없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 이런 분위기가 점차 아래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도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박영선, 김영춘 민주당 후보로 회귀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에도 실망하지만 거짓말한 후보에게 더 큰 실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서울과 부산 모두 크게 이긴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피 말리는 1% 싸움으로 갈 것 같다"면서 "2030 젊은 유권자들도 저희 당 후보의 도덕성, 능력에 특별한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 지적에 대해서는 "(네거티브가 아닌) 검증의 문제"라면서 "오세훈 후보의 자세, 모르쇠, 말 바꾸기 등 태도가 시민들에게 엄청난 실망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 "고위공직자에게 가장 큰 잘못은 거짓말"이라면서 "사죄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 언론 간담회에서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민주당이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했지만 올바른 길로 나가기 위해 기호 1번을 찍어야 한다는 결집이 시작된 것"이라며 "샤이진보(숨은 민주당 지지층)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여론 조사상으로는 샤이진보가 전화를 받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며 "어제 명함을 나눠드리는데 ‘1번 찍었다’고 조그맣게 이야기하는 분이 있었다. 깨어 있는 시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시민들이 걸었던 기대에 비해 민주당이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면서도 "거짓말하고 시장에 당선되는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재보궐) 선거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여든 야든 다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게 되어 있다"며 "이번에는 (정권) 심판하자고 하는 부름들이, 마음이 많이 (사전 투표) 현장으로 나오지 않았겠는가하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같은당 배준영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돌변한 민주당 지도부의 '사과 쇼'도, 판을 흔들려는 '협박 쇼'도 이젠 통하지 않는다. 쏟아지는 폭우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도, 위선 정권을 심판해 우리 삶을 바꿔보자는 유권자들의 행진을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같은날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라의 미래에 가장 중요한 수도 서울의 선거에 관심이 높으실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한 정부의 잘못에 대해 투표로 경고의 메시지를 담기 위해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오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2일 사전투표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곧 식목일이다. 오늘과 내일은 썩은 나무를 자르기 좋은 날"이라면서 "썩은 나무를 자르고 나무 심으면 4월 7일에 희망의 새싹이 움트게 될 것"이라며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그 다음날에는 오 후보 측 유세장에서 "문 정부를 뭐라고 하는 줄 아나. 파파괴 정부(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정부)라 한다"며 "이 정부를 심판하려면 반드시 오 후보를 찍어야 한다. 그래야 파파괴 정권도 심판하고 박 전시장의 성추행도 심판하고 낙후된 서울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전임 시장 성추행으로 생긴 선거"라며 "서울 시민 돈 500억이 날라가게 됐다. 저랑 함께 외쳐달라. 민주당! 우리돈 500억 내놔라. 4월 7일은 대한민국 국민이 청년의 눈물을 흘린 문재인 정부와 '박원순 시즌2' 박영선을 이기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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