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썩은 나무 자르기 좋은 날”…정치적 질문에 침묵한 尹…유승민 “유세 전 상암동서 투표”

2일 사전투표소를 방문해 투표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중),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우).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TV, 유승민 페이스북
2일 사전투표소를 방문해 투표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좌)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중),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우). 사진 / ⓒ뉴시스, 시사포커스TV, 유승민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야권 대선잠룡들이 4·7보궐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일 제각기 투표소를 찾아 서울시장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는데, 기자들의 질문에는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차기 야권 대선후보 중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대문구 남가좌1동주민센터의 사전투표소를 찾아와 사전투표를 했는데, 높은 지지율을 증명하듯 현장에 몰린 지지자 수십명이 ‘화이팅’ 등을 외치며 윤 전 총장에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부인이 아니라 부친과 투표하러 온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만 “아버님 기력이 전 같지 않아 모시고 왔다”고 답했을 뿐 ‘첫 공식일정으로 재보선 사전투표를 택한 이유’나 ‘오늘 행보를 대권행보로 해석해도 괜찮느냐’, ‘추후 입당 등 정치적 행보를 언제쯤 보일 것인가’라는 정치 관련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자리를 떴는데, 당초 투표소 도착 직전 “현장에서 정치적 의사표명이나 투표 촉구 등 정치적 행위에 대해 일반인 입장에서 자제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며 별 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알렸던 만큼 일단 이전처럼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에 대해 정치권에서 저마다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데, 실제로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를 예고한 데 대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일정을 기자들에게 알린다는 것 자체는 정치적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 효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어떻게 추정하겠나”라면서도 “그 자체가 커다랗게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위해 연일 지원유세를 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에 참석한 뒤 신촌파랑고래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했는데,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오늘은 무능과 위선을 심판하는 첫날”이라며 곧 식목일이 다가오는 점에 착안해 “오늘과 내일은 썩은 나무를 자르기 좋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많은 분들이 투표 참여를 해주셔야 심판할 수 있다. 썩은 나무를 자르고 나무 심으면 4월 7일에 희망의 새싹이 움트게 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를 한 데 대해서도 “사전투표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알려지게 되고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반응을 내놔 김 위원장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또 그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박 후보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왔던 데 대해서도 “여론조사로 당선되는 것은 아니다. 끝까지 겸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후보가 선택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불리를 떠나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어느 당이든지 더 독려하고 희망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투표율이 높게 나오는 데에 더 무게를 두는 입장을 내놨다.

이밖에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같은 날 마포구 상암DMC 유세 전 상암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사전투표를 했는데, 그는 투표 직후 사전투표소 앞에서 스스로 인증사진을 촬영한 뒤 페이스북에 올려 투표사실을 알렸다.

한편 오는 3일까지 이틀 간 진행되는 이번 보궐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은 12시 현재 3.6%로 선거인수 12,161,624명 중 438,345명이 투표를 한 상태인데, 이날 오전엔 문재인 대통령 내외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투표를 했으며 여당의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종로구 교남동 주민센터에서, 박 후보는 종로구청에서 각각 사전투표를 했는데, 다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김 위원장과 오 후보는 사전투표가 아니라 오는 7일에 당일 투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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