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제, 설문문항 '적합성' vs '경쟁력'...'무선 100% 가상 안심번호' vs '유ㆍ무선 병행'
오세훈 "새 방식 들고 와서...그러나 단일화 결렬되지 않을 것"
이태규 "전혀 생뚱맞은 것 들고 나오는 건 국민의힘 쪽"
강훈식 "아름다운 단일화는 없어...아름다운 양보만 있을 뿐"

단일화 협상단인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협상단 회의 전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단일화 협상단인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17일 오전 협상단 회의 전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두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실무 협상단이 '여론조사 방식과 문항'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채 연일 파행을 거듭하며 야권 단일화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17일 양당의 단일화 협상단은 당초 양측이 계획했던 최종 협상 기한이었던 오전에도 결국 결렬로 끝났다.

다만 이들은 이날 오후 3시에도 다시 모여 협상키로 했으나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며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을 보였다.

앞서 이날 단일화 협상단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오전 협상단 회의에 참석하기 전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서로 안들은 다 공유하고 있다. 지금 여론조사와 관련돼서도 상당부분 많이 넘었다"면서 "상식적인 판단만 남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마지막 결정을 할 때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으로 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기존에 있는 여러 여론조사기법들 중에서 그냥 쓰고 있는 보편적인 방법들을 취사선택하는 정도의 흐름이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희는 오늘 오전에 끝나지 않는다라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면서 "오전에 끝내고, 오후부터 내일까지 여론조사 하는 거로 가자, 이렇게 저희가 지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의원은 사회자의 3자 대결(박영선-오세훈-안철수)로 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3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한번도 없었다"며 "(어떻게든) 풀어나갈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함께 출연해 이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단일화에 아름다운 건 없다. 아름다운 양보만 있는 것"이라며 지난 노무현 대통령과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사례로 들며 "아름다웠던 적은 없었다. 아무리 포장하려고 해도 그냥 냉정한 현실이기에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과거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한 것을 두고 "그때는 양보였다"며 "그래서 아름다운 양보는 있어도 아름다운 단일화는 없는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하여 "단일화는 결렬되지 않을 것"이라며 "3자 구도는 재앙이다"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협상단이) 끝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며 "결렬되지 않을 거다. 19일까지 후보등록을 하는 것은 굳게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며 "양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묻는,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 중 한 번도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 나와서 관철하겠다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당은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유리한가'라는 문항과 '100% 무선을 이용한 방식'을 주장했으며,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묻는 '유선도 병행한 방식'을 주장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한편 안 후보측 협상단인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협상단 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경쟁력 측정은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단일화하는 것"이라며 "측정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그 중 하나가 가상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오 후보가 새로운 것이라는데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면서 "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가상 후보 대결로 결정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력은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은 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전혀 생뚱맞은 것 들고 나오는 건 국민의힘 쪽"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총장은 국민의힘 측이 유선전화 병행 방식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도 이번 경선 여론조사를 다 (무선 100%) 가상 안심번호로 했다. 말이 안된다"며 "(앞서) 우리도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선관위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로 여론조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 안심번호가 데이터베이스 오염도를 막기 위해 2016년에 도입된 건데 국민의힘측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유선번호 섞어 쓴 적이 있는지 (증거를) 갖고 오면 검토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양당 협상단이 오늘 오전으로 당초 목표했던 최종 협상기점을 넘기면서 오후 3시 재차 협상에 들어간다고 전했으나 일각에서는 파행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며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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