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들 “지역영업 경쟁력 약화 , 킥백 관행 등 불공정 거래 개선 가이드 먼저”
롯데 “사회적합의기구 거래구조개선 중 요금 현실화 연장선”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요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각 지점에 배포하고 오는 15일 부터 적용키로 했다. 평균 인상액은 135 원이며 인상 범위는 100~200 원이다. ⓒ시사포커스DB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택배요금 인상 가이드라인을 각 지점에 배포하고 오는 15일 부터 적용키로 했다. 평균 인상액은 135 원이며 인상 범위는 100~200 원이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오는 15일 부터 택배 단가를 평균 135 원 가량 인상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계약관계인 대리점과 기사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우려 섞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4일 택배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 지점에 택배단가 인상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인상폭은  건당 평균 135 원으로 건당 인상범위는 100~200 원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회적합의기구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해 작성된 합의문 중 5-3항인 거래구조개선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는 연장선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기존 계약관계에 있는 화주 택배 단가는 당장 인상하지 않고 재계약시 인상가를 담은 계약을 제시할 예정이고 신규고객은 인상가를 적용한 계약을 한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번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가격 인상은 사회적합의기구에서 합의한 분류인력 투입, 자동화 등에 관한 설비투자를 실행해 작업환경 개선과 거래구조 개선 등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택배 밸류체인 안에 있는 대리점과 배송기사들은 택배가격 인상에는 환영하고 있다. 다만 택배 물량의 80%가까이를 차지하는 지영영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점유율이 국내 택배업체 점유율 면에서는 두번째이기는 하지만 1위인 CJ대한 통운과는 격차가 크고 3위인 한진택배와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2, 3위 싸움이 치열하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주는 본지와 통화에서 "대리점주들이 롯데글로벌로지스 본사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타 택배사에 비해 점유율이 높은 것도 아닌데 롯데가 먼저 치고 나가면 지역 영업을 하는데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리점주는 본지 취재에 "택배업계에는 화주에게 백마진 형태의 킥백을 제공하는 관행이 있는데 이 부분만 우선 개선해도 일정부분 택배업계 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물량을 늘리기보다는 불량화주를 퇴출하고 선진화된 거래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며 "사회적합의기구 등을 통해 정부에서 택배요금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그때 인상해도 늦지 않을 텐데 섣부른 감이 있다"고 평했다.

한 롯데글로벌로지스 배송기사는 "요금이 인상되면 일단 수입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섣부르게 요금을 인상해 물량이 줄어들 상황을 상정하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요금 인상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이 먼저 나서야 질서가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며 "CJ대한통운에서 과로사 등이 발생됐고 거래구조가 불합리해 일어난 택배업계 내 선순환할 수 있는 거래구조개선 움직임을 관망하는 것도 썩 보기 좋은 자세는 아니다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공식적으로 택배가격 인상 지침은없는 상태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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