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양자대결 시 안철수 우세… 야권 단일화 안되면 박영선 우세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7재보궐선거 60일 전인 지난 6일부터 정당, 후보자 명의의 선거여론조사를 금지한 가운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느 후보가 앞서고 있는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알앤써치·서던포스트·알앤써치, 안철수로 野 단일화해야 與에 ‘승리’

이번 4·7보선에선 부산시장 선거보다 판세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이 서울시장 선거인만큼 일찍이 누가 승기를 잡게 될 것인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려왔었는데, 일단 여권에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야권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 여당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여러 여론조사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달 30일~1일까지 서울 거주 유권자 807명에게 조사한 서울시장 보선 여론조사(95%신뢰수준±3.4%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 범야권 후보 적합도로는 안 대표가 37.1%를 얻어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16.8%)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12%)을 전부 제쳤으며 나 전 의원이 33%로 1위를 차지한 국민의힘 지지층만 대상으로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대와 지역(서울)에서 다른 야권 후보들을 앞선 것으로 나왔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선 박 전 장관이 27.3%를 얻어 같은 당 우상호 의원(13.3%)을 2배 이상 격차로 제치는 기염을 토했는데, 다만 박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가상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엔 안 대표가 39.7%를 얻고 박 전 장관은 33.5%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안 대표에 밀리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야권이 단일화에 실패해 3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민주당 후보로 누가 나오든 야권에 오차범위 내 우세를 띤 것으로 나왔는데, 이 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물었을 때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변한 비율이 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선 42.3%,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선 42.3%로 비슷했던 데 반해 안 대표를 포함한 범야권 단일후보와 관련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선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변한 비율은 22.8%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이 차이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모두 지지하지 않는 비율로 해석되며 이들 중 적잖은 비율은 안 대표 지지층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TV조선이 서던포스트 알엔씨에 의뢰해 지난 1~2일 서울 거주 유권자 1033명에게 조사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95%신뢰수준±3.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도 양자 가상 대결일 때는 안 대표가 40.9%, 박 전 장관이 37.7%로 나온 반면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후보가 나오게 되면 박 전 장관 40.1% 대 나 전 의원 35.8%, 박 전 장관 41.4% 대 오 전 시장 33.4% 등 대체로 박 전 장관이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고 야권 단일화가 실패해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엔 안 대표에도 오차범위 안팎(朴 34.9%·安 27.9%·羅 21.5%, 朴 34.2%·安 28.5%·吳 19.6%)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의 의뢰로 지난 5~6일 서울 거주 유권자 807명에게 실시해 8일 발표한 서울시장 보선 여론조사(95%신뢰수준±3.46%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민주당의 박 전 장관이 국민의힘 나 전 의원, 오 전 시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였을 뿐 아니라 야권 단일화 무산 시 3자대결에서도 우세를 보였다.

다만 야권 단일후보로 안 대표가 나섰을 경우 양자대결에서 박 전 장관(37.7%)이 안 대표(46.6%)에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인 것으로 나왔으며 이번 보선에서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표를 줘야 한다는 답변(35.5%)보다 정부견제를 위해 야당에 표를 줘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인 54.1%로 나올 만큼 정부견제론의 분위기가 강하다는 점에서 안 대표로 단일화가 되기만 한다면 박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와도 이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안 대표와 박 전 장관 간 양자대결 시 중도층과 무당층에서의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 안 대표는 55.9%, 박 전 장관은 27.9%를 기록했는데, 국정운영 부정평가층과 현 정부 견제 공감층 역시 안 대표가 후보로 나설 때 다른 야권 후보의 경우보다 더 결집하는 양상을 보였고 보수층이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3자대결이 아니라면 안 대표를 지지하는 비율이 더 높게 나왔다.

문제는 이 조사에서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41.8%는 단일화가 될 것이라 답한 반면 48.2%는 단일화가 안 될 것이라 전망한데다 설령 단일화에 실패해도 안 대표가 3자 대결에서 지지율 30%선을 넘기며 박 전 장관과 오차범위 내 열세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야권 후보 단일화 방향에 대해선 국민의당 등 제3지대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32.2%)는 답변보단 국민의힘 등 제1야당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해야 한다(45.6%)는 비율이 더 높게 나와 야권 승리의 필수요소인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박영선 우세 점친 조원씨앤아이…‘나경원·오세훈도 우세’ 내놓은 한국리서치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4~6일 조사한 박영선 전 장관과의 국민의힘 후보 간 여야 양자대결 결과. ⓒ한국리서치
한국리서치가 한국일보 의뢰로 지난 4~6일 조사한 박영선 전 장관과의 국민의힘 후보 간 여야 양자대결 결과. ⓒ한국리서치

한편으로는 기존의 전망을 뒤엎는 조사 결과가 일부 기관에서 나오기도 했는데, 시사저널의 의뢰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2일 서울 거주 유권자 1000명에게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한 서울시장 보선 가상 양자대결에선 안 대표(36.8%)를 상대로 박 전 장관이 41%의 지지율을 얻으면서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 조사에선 야권 단일화가 실패해 3자 대결로 치러질 경우 박 전 장관이 38.4%로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안 대표는 나 전 의원(22.6%)에도 밀린 21.6%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일견 여당에 힘이 될 만한 이 같은 조사 결과와 반대로 아예 야권에 힘이 될 조사 결과는 한국리서치에서 나왔다.

한국일보의 의뢰를 받아 한국리서치가 지난 4~6일 서울시민 800명에게 실시해 8일 발표한 서울시장 보선 후보 선호도 결과(95%신뢰수준±3.5%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따르면 박 전 장관(39.2%)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안 대표(46%)가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인 것은 물론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도 박 전 장관에 각각 0.2%P와 1%P로 오차범위 내 우세하게 나와 야권 단일화만 이뤄질 경우 누가 나오든 박 전 장관에 지지는 않을 거란 기대감을 야권 지지층에 안겨주고 있다.

아울러 이번 서울시장 선거의 의미를 놓고, 정부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답변(48.3%)이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42.9%)는 비율을 오차범위 내 앞선 것으로 나왔는데,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도 52.5%로 나와 일각에선 야권에 유리한 선거란 해석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이번 조사에선 무소속을 포함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중도층의 19.3%가 안 대표, 19.8%가 박 전 장관을 꼽았으며 박 전 장관과 나 전 의원, 안 대표의 3자 가상대결에선 국민의힘 지지층의 35.8%가 안 대표를 택하고 박 전 장관, 오 전 시장, 안 대표의 3자 구도에선 국민의힘 지지층이 오히려 오 전 시장(42.2%)보다 안 대표(46.5%)를 더 지지하는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안 대표의 외연 확장 능력을 새삼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 최대 이슈는 부동산…리얼미터, ‘서울’에서 국민의힘 35.2%·민주당 25.7%

2.4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 ⓒ리얼미터
2.4 부동산 대책에 대한 평가 ⓒ리얼미터

다만 이 기관이 모든 후보들을 망라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선 박 전 장관이 안 대표보다 6.3%P 앞선 25.8%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 선두를 달렸는데, 이를 의식한 듯 박 전 장관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흐름이나 추세는 확실히 2주 전보다는 좋아졌다”고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까지는 아직 오차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희가 서울시민들에게 더 다가가고 경청하고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애당초 이번 보선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파문으로 치러지게 된 만큼 여당 후보는 시작부터 불리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인 부동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인데, 상기한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도 가장 관심이 가는 이슈가 무엇인지 물은 질문에 응답자의 49.7%가 부동산·주거정책을 꼽았고 서울시장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 중 52.1%도 부동산·주거정책을 최대 이슈라고 봤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내놓은 25번째 부동산 정책조차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현실이 민주당 후보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데,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5일 전국 500명에게 조사한 2·4부동산 대책 평가(95%신뢰수준±4.4%P)에서 이번 정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53.1%)이란 답변이 도움 될 것(41.7%)이라고 답한 비율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으며 서울에선 도움 될 것(39%)이란 비율보다 도움 되지 않을 것(56.4%)이란 비율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불만은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으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5일 전국 유권자 2519명에게 조사해 8일 발표한 2월 1주차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긍정평가는 한 주 전보다 13.2%P나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14.2%P 급등했는데, 일간 지지율 변화에서도 조사기간 내내 하락하던 지지율이 2·4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4일에 일시 상승했으나 조사 마지막 날인 5일엔 긍정평가가 하락하고 부정평가도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 지지율도 서울에선 같은 기간 7.8%P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서울에서 6.3%P 상승했는데, 중도층에서도 국민의힘은 전주 대비 2.5%P 오른 데 반해 민주당은 1.3%P 하락하고 핵심 지지기반인 진보층에서도 6.1%P 떨어진 것으로 나와 이 같은 정부여당 지지율의 악화가 자칫 민주당 후보 개인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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