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심재철 첫 의총부터 뒤집혀…협상 결과 근본적 불신?”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민준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최후의 기적을 기다리겠지만 오늘 중 예산안 처리에 순조로운 길이 열리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4+1 공조 테이블을 통해 예정대로 오늘 오후 2시에 내년도 예산안 수정 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어제 한국당의 의원총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원내대표간의 합의를 이행하기위한 어떠한 신뢰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와 첫 번째 협상결과가 그분의 첫 번째 의원총회에서부터 뒤집히기 시작했다”며 “199개 안건의 필리버스터 처리 약속은 보류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부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늘 2020년도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약속은 3당 간사간의 예산안 심사 결과를 봐야한다고 발뺌하기 시작했고 예산안의 합의가 필리버스터 철회 전제조건이라고 내걸기가 무섭게 한국당의 예산안 심사 태도는 표변했다”며 “국민의 삶이 걸린 소중한 민생 예산 심사 과정을 아예 노골적으로 ‘합의안 뒤집기’ 무대로 전락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밤을 새워 예결위 간사간의 심사와 합의를 시도했지만 지금 이 시간까지 거듭된 이견만 제기될 뿐 한정된 시간 안에 예산안을 합의하기 위한 어떠한 책임 있는 결단도 없었다”며 “나아가 필리버스터의 철회를 위한 어떠한 노력의 흔적도 일말의 진지한 접근 시도도 보여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합의사항 제 5항 한국당은 어제 법사위를 열어 데이터 3법 등 계류 법안을 처리한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오늘이라도 이 약속을 반드시 지키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합의사항 제2항 의총을 거쳐 철회하기로 한 필리버스터 철회에 대한 약속도 철회 보류결정으로 연이어 금가기 시작했다”며 “합의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 파기로 향후 정국에 중요한 난관을 조성하는 불씨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모든 과정이 한국당이 벌인 신임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에 대한 근본적 불신에서 비롯된 것만은 정말로 아니길 바란다”며 “협상의 문을 닫지 않겠지만, 전제조건은 신의성실의 이행 의무다”라고 한국당의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한국당이 오는 14일에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각 지역위원회의 최고수준의 동원령을 하달했다고 한다”며 “국회를 봉쇄해 국민의 삶에 족쇄를 채워둔 채 이제 아예 아스팔트로 나가겠다고 하니깐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정도면 한국당을 아예 아스팔트 중독당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겠다”고 비꼬았다.

그는 “한국당이 가로막는 민생법안이 아시다시피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며 “과거사법을 발목잡아 많은 국민들이 사람이 죽어간다며 제발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무릎꿇고 빌기도 했고 포항시민들은 지금도 체육관에서 추위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해외에 나가 목숨걸고 싸우는 파병 장병들은 당장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등 많은 국민의 애간장이 끊어지는데 이런 국민의 삶을 팽기치고 아스팔트로 뛰쳐나가는 정당을 도저히 공당이라고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장외동원 집회는 막대한 비용도 투입된다”며 “전국 각지에서 동원되는 당원들의 버스대절 비용이거나 밥값, 술값 등은 누가 다 부담하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의 절박한 삶에 필리버스터를 걸어두고 이런 곳에 국고보조금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과연 이것이 공당으로서 할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아스팔트로 갈 때 가더라도 국민의 삶에 채워둔 무거운 족쇄는 풀어놓고 가길 바란다. 그게 국민 세금으로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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