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예상...수도권과 지방간 부동산 시장 상황 차별화 ‘유의’
저금리 상황 지속에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 증가,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건전성 악화 우려...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성 제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개 은행장들을 만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개 은행장들을 만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한국은행에서 ‘금융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와 시중은행장들이 연 2회 만나 금융·경제 현안에 관해 논의하는 협의회 자리에는 KB국민, KEB하나, 우리, 신한, 농협, 기업, 수출입, SC제일, 한국씨티, 수협 등 10개 은행 행장들이 참석했다.

이 총재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생산성 제고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면서도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잠재성장률 제고 노력을 강조한 바 있듯 ‘성장잠재력’ 확충은 모든 국가의 공통적인 과제라고 전했다.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만이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열쇠임을 밝히기도 했다.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에 대해 이 총재는 노벨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한 말인 '생산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거의 전부다(Productivity isn't everything, but, in the long run, it is almost everything)'라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생산성 제고에서 금융산업의 역할을 강조하며 디지털 인재 확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관련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스스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한편 기업투자에 필요한 자금중개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육성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고도 전했다.

이밖에 금융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가계대출 억제 노력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채의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수도권과 지방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차별화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한 걸로 전해진다.

아울러 저금리 상황 지속으로 경제주체들의 수익추구 성향이 악화되면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 손실 뿐 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평판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편 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는 징후가 아직까지 지표상으로는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기업의 업황 및 영업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저신용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자산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견해가 좁혀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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