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7일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정의당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먼저 찾아 소통 강화 의지를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먼저 이 정미 대표를 예방해 “지난 2년 동안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으면서도 어색한 경험들이 있었는데 정의당을 찾아오고 특히 이정미 대표님을 찾아뵐 때, 마음 푸근하게 와서 인사드리고 해주신 여러 말씀 경청도 했다”며 “청와대 비서실 정책실장이 되어서는 정의당에서 주시는 여러 조언과 쓴 소리를 귀담아듣고 대통령님과 행정부처에 잘 전달하겠다. 정책이 현실을 잘 반영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실장님과 저의 관계는 푸근한 관계이지만, 우리 현실 상황이 푸근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며 “물론 공정경제위원장 시절 재벌에 대한 규제, 잘못된 대기업 횡포에 대한 규제 등의 노력은 있었지만 이것이 전체적인 체질 전환, 위에서 아래로 공정하게 경제의 흐름을 바로잡는 과정까지는 아직 나가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실장은 “노동문제에 관해 사실 정부에서도 워낙 현정부가 급작스럽게 출범을 하다보니 노동시장, 노사관계와 관련한 여러 이슈에 대해 좀 더 포괄적인 체계성을 갖는 플랜 하에서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정의당이 조언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정책실장은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나 경제원탁회의와 관련해서 “국회에서 결정하는 것을 따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를 열어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가 나와서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 당의 경제 학자들과 같이 대토론회를 하면 국민들에게 더 홍보가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잘못하면 오히려 국민을 더 잘 설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해보자고 했는데 자신들이 없으셨는지 죽어도 청문회는 안된다고 하더라”고 날선 비판은 숨기지 않았다

김 정책실장은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돼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서민들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조속히 통과돼 집행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되려면 청와대가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며 “야당과 같이 하겠다고 말은 하는데 청와대나 여당은 야당을 배제하고 궤멸시키려 하는 기조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를 예방한 김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최저임금으로만 외소화 돼서 비판받는 것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생활비를 낮추고 사회 안전망을 넓히는 모든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의 중요 요소이고, 이것이 포용사회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업에서 소득주도 성장론을 바로 최저임금 인상과 등치시키고 그것이 소득주도 성장론의 모든 내용인 것처럼 호도 한다”며 “특히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 폐기 운운하고 실패한 정책이라고 파상공세를 펼치는 여타의 정치세력들에 대해서도 저는 강력한 유감을 표하고 철저히 공부하고 들여다볼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김 정책실장은 ‘경제원탁회의’에 대해 ‘국회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 “원내대표께 허락도 안 받고 나 원내대표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 되어서 추경이나 민생 법안 그리고 공정경제·혁신성장을 위한 법안이 빨리 처리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경제원탁회의를 ‘국회에서 결정하시는대로 따르겠다’고 말씀드리고 왔다”며 “이 원내대표가 지도력을 발휘해서 잘 풀어주시고 국회를 정상화 해주시면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얼마 전에 있었던 3당 원내대표 합의 정신은 그대로 유효하고 거기에서 경제원탁회의를 추진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선 저한테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긍정적 메시지로 환영한다”면서 “그런 것은 허락 안 받아도 된다”고 웃어넘겼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과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야당과 더 많은 소통과 협력을 구하는 일에 힘써 주면 좋겠다”며 “경제와 민생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어떻게 보면 야당의 협력과 참여가 더 필요”고 당부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를 만났을 텐데 소통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정책실장은 “이 원내대표의 말 중에서도 정말 반갑고 감사를 드리고 싶은 부분은 여당과의 소통 못지 않게 그 이상으로 야당과 소통하라는 말씀”이라며 “조금 전 한국당 나 원내대표와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서 공식·비공식적 자리에서 야당 목소리 경청하고 그것을 경제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약속 드리고 왔다. 여당 원내대표께서도 이런 점을 헤아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지도부는 일정이 맞지 않아 추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