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대기업 일처리 비정상적…어처구니 없다”
현대카드 “고객 대응 잘했다…배송대행업체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대카드 수령 예정인이 겪은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 올라왔다. ⓒ시사포커스DB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대카드 수령 예정인이 겪은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 올라왔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택배를 주문해본 고객이라면 택배를 수령하지도 않았는데 배송이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아본 경험이 한번쯤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송업체는 하루에 처리해야하는 물량이 정해져있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페널티를 받기 때문에 미리 배송 완료 처리를 하고 그 후에 택배를 배송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처리하는 게 택배가 아니라 신용카드라면 문제가 더욱 커진다. 개인정보 유출은 물론 금전적인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는 ‘현대카드 정말 어이없네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현대카드에서 신용카드를 신청했는데 5월 3일에서 8일 사이에 배송된다는 카드가 아직도 안 와서 기다리고 있던 중 오늘 아침에 (카드배송업체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작성자에 따르면 카드배송업체 직원은 “회원님 오늘 오전까지 카드 수령하셔야 하는데 저희가 오후에 방문예정이라 미리 받았다고 하고 오후에 가져다드릴게요”라고 말했고 이에 작성자가 “택배도 아니고 카드를 그렇게 처리하기는 싫다”고 딱 잘라 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카드배송기사도 전화로 같은 말을 했고 심지어 “수령인증을 해야 하니 생년월일을 알려 달라”며 개인정보를 요구하기도 했다.

화가 난 작성자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 이런 일이 없게 해달라고 했고 고객센터로부터 자기들이 처리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한 시간쯤 지난 후 배송업체로부터 또 “오후에 정말 가져다 드리겠다. 제가 책임질 테니까 받았다고 처리 좀 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오후 2시 현재 총 6통의 전화가 왔으며 내게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고 작성자는 밝혔다.

작성자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하자 오후 6시 이후에 배송하겠다는 문자가 왔다고 했다.

작성자는 “상식적으로 누가 실물카드를 이렇게 처리하냐”며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책임진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대기업에서 하는 일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하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을 예정이라고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배송은 배송대행업체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며 “배송업체 직원은 해서는 안 되는 부탁을 한 것이며 고객은 정말 대응을 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송업체에 ‘고객 불만들이 있으니 배송에 주의해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 지시는 갑질로 비춰질 수 있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만약 작성자가 배송업체의 요구대로 개인정보를 넘긴 후 문제가 생겼는데 배송업체가 발뺌을 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현대카드가 배송업체와 계약할 때 추후 개인정보 등과 관련해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돼있기 때문에 발뺌을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는 현대카드와는 관계가 없고 전적으로 배송하시는 분 잘못이니 배송업체에 관련 교육을 부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카드는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들과는 연간 1~2회의 실사를 나가며 분기별로 평가해 점수가 낮은 업체와는 계약을 해지하는 등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현대카드가 모든 배송대행업체를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 부문에서 업계 최고 성과를 거뒀던 현대카드이기 때문에 배송대행업체에만 책임을 돌리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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