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재계 서열 22위까지 올랐던 적도 있지만 최근 적자 면치 못해

사진ⓒ화승
사진ⓒ화승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운동화·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를 운영하는 화승이 거듭되는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하루 만에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2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화승은 지난달 31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으며 서울회생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다음날 즉시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이란 법원이 회생절차개시 결정을 하기 전까지 회생채권자와 최생담보채권자에 대해 회생채권·회생담보권에 근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실행을 위한 경매절차를 금지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화승은 르까프를 비롯해 해외 스포츠 브랜드 ‘케이스위스(K·SWISS)’와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을 국내에서 유통하고 있다.

화승은 1953년 설립된 동양고무산업이 모태로 국내 신발 1호인 기차표 고무신을 생산하기도 했다. 1978년에는 미국 나이키와 합작사인 화승나이키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나이키 운동화를 생산하며 몸집을 키웠고 1980년에 기업명을 화승으로 바꿨다.

1986년에는 나이키와 제휴를 종료하며 대표적인 국산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를 선보였다. 르까프는 80~90년대 전 국민적으로 인기를 모았고 화승은 1980년대 중반 재계 서열 2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1994년에는 미국 케이스위스와 독점계약을 맺고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부도를 맞았으나 7년만인 2005년 화의에서 벗어났다. 2007년에는 미국 머렐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아시아와 남미에 제품을 역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승은 해외 브랜드의 국내 대중화와 자체 브랜드 인지도 하락, 경쟁 심화 등으로 2016년 영업손실 19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고 2017년에는 25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적자가 계속돼자 화승은 지난해 9월 김건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재기를 꾀했다. 당시 화승은 "르까프, 케이스위스, 머렐의 브랜드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며 수익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아웃도어 업계가 급격히 불황에 빠지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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