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 공개제안서 양측 긍정적으로 검토 중

백혈병 문제로 갈등을 빚은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오랜 갈등을 봉합하고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반올림
백혈병 문제로 갈등을 빚은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오랜 갈등을 봉합하고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반올림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10년 넘게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백혈병 문제로 골치를 앓은 삼성전자가 오랜 갈등을 봉합하고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은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지난 18일 발송한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반올림은 조정위원회의 제안서를 받고 현재 검토 중이다. 일단 공개제안서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삼성 역시 공개제안서에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반올림 양측이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한이 21일 자정까지로 이 기한 안에 알려야 한다. 양측이 공개제안서대로 받아들이면 10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반올림 공유정옥 간사는 <시사포커스>와 통화에서 “신중하게 논의를 하는 중이고 오랫동안 끌어온 사안이라 가능하면 해결이 될 수 있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잘 풀릴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고, 삼성도 긍정적으로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올림측의 공식적인 입장은 일단 조정위원회에 회신을 보낸 이후에 나온다.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이 공개제안서대로 수용하면 24일(화)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서명을 하게 된다. 만에 하나 결렬이 될 경우에도 조정위원회에서 이날(24일) 발표를 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제안서를 뜯어보면 조정위원회는 조정 방식이 아닌 중재 방식을 양측에 제안했다. 이는 양 당사자의 주장을 듣고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결정을 내리면 양측은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강제조정 방식이다. 결국 양측이 공개제안서대로 중재방식에 동의하면 최종타결의 실마리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중재방식이 조정위원회에 백지위임을 하는 것과 같아 양측 모두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게 되며 혹여나 결렬되면 조정위원회 활동은 공식 종료되며 더 이상 소통 창구가 끊어진다는 점에서 양측 모도 해결을 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받아들이는 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과 반올림이 일단 공개제안서를 받아들이면 24일 기자회견과 8~9월에 중재안 논의/마련과정을 거쳐 9월말~10월 초 제 2차 조정(중재)의 최종 중재안 발표 및 합의 서명식을 연 후 10월 경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완료하고 이후에는 새로운 보상안을 기준으로 보상위원회에서 향후 10년 간 지속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실시하게 된다.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은 △새로운 질병보상 방안 △반올림 피해자 보상 △삼성전자의 사과 △반올림 농성해제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실행 등에 대한 양측 의견을 종합한 중재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는 2008년 3월 삼성반도체 3라인에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후 2011년까지 역학조사 및 실태조사에 나섰고, 2014년까지 삼성전자와 반올림 양측은 대화에 나섰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 2015년에는 조정위원회의 1차 조정에 대한 합의가 실패하자 반올림은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협상에 나선 끝에 양측이 기본적으로 합의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조정위원회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실시한 지원·보상방안을 검토하고 양측의 쟁점과 요구사항을 다시 파악한 끝에 조정방식으로는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불가하다고 판단, 중재방식을 제안하게 됐다.

2차 조정(중재) 공개제안서 공문ⓒ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
2차 조정(중재) 공개제안서 공문ⓒ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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