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대출 비중 63.9%
당기순이익 급증 예대마진이 원인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779억6824만원을 올린 OK저축은행 전년에 비해 무려 8배 급증했다.ⓒ뉴시스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779억6824만원을 올린 OK저축은행 전년에 비해 무려 8배 급증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용철 기자] 금융당국의 압박과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신용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있지만 아직도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통해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흑자전환 한 2015년 6415억원에 불과했던 저축은행 업계의 당기순이익이 2년이 지난 2017년 1조762억원으로 67.8% 증가했다. 특히 작년 당기순이익이 급속도로 불어난 업체는 OK저축은행으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779억6824만원을 벌었다. 2016년 당기순이익(91억8956억원) 비해 무려 8배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채권 중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OK저축은행이 3조9284억원 중 가계대출이 2조5118억원을 차지해 63.9%로 가장 높았다. 작년 12월 말 기준 신용등급 중신용(5등급)구간부터 20% 이상 고금리를 일괄 부과하며 ‘이자 장사’를 통해 수익을 올린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2월말 기준 고금리대출 잔액은 OK저축은행이 1조7000억원으로 높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공개한 올 6월 기준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역시 22.3%로 OK저축은행이 가장 높다.

이처럼 당기순익이 급증은 과도한 예대금리차가 원인으로 꼽힌다. 예대금리차란 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것. 즉, '예금 및 대출 금리차'로 예대마진이라고도 한다. 금융기관의 수입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예대마진이 늘어나면 금융기관의 수입은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작년 저축은행 예대금리차는 8.34%로 국내시중은행 예대금리차(2.04%)에 비해 4배가량 높다. 저축은행의 주 수입원은 가계신용대출이다. 17년말 기준 고금리대출 차주는 93.5만명으로 전체 가계신용대출 차주(115.3만명)의 대부분(81.1%)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부담하는 평균금리는 무려 26.4%에 달했다. 고금리를 통한 장사로 저축은행들이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2월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연 27.9%에서 24%로 내리기 직전인 1월16일부터 2월7일까지 22개 저축은행이 추가대출이나 장기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편법적인 방식으로 연 24%를 초과하는 가계신용대출(1,151억원, 1.5만건)을 취급한 것으로 나타나 비난을 산 바 있다. 금감원이 이달 중 저축은행 고금리대출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하면서 높은 금리의 대출 비중이 많을 경우 ‘약탈적 대출’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져 영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저축은행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압박에 금리 인하가 지속되면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괄 적용 보다 고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적용해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게 업계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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