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6월 지주사전환 후 내년 1월경 상장 전망
7000억원에서 규제풀리면 자기자본 130% 최대 8조 출자가능
우리종금 전환?…캐피탈 업종은 자동차금융 아주캐피탈 '1순위'

우리은행 @ 오훈 기자
우리은행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우리은행은 지난 20일 내달 금융당국에 지주사 전환을 신청할 계획을 밝혔다. 지주사를 없앤 지 3년 6개월만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다음날 “우리은행은 지주사 체제가 아니어서 금융지주사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지분 18.4%를 지주사 전환이 끝난 뒤 주가를 높이는 방향으로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자회사 7개사에 지분을 쪼개서 총 29.7%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지분이 주당 1만4220원 수준이면 정부가 원금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9월 금융위 본인가가 승인되고 12월 주총을 거치면 내년 1월 경에 우리금융지주사가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예장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 소식이 나오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자회사 인수 움직임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지갑은 두둑하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로 바뀌게 되면 자회사 20%이상 출자할 수 없는 은행법 규제에서 벗어난다. 우리은행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지난 3월말 기준 20조5400억원인데, 전환 후 지주사가 출범하면 자회사 출자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130%인 26조 7020억원으로 늘어난다. 출자여력은 자기자본 20%에서 130%까지 늘어나게 돼 7000억원에서 최대 7~8조원까지 가능하게 된다.

현재 우리은행 7개 자회사(우리카드·우리종합금융·우리에프아이에스·우리금융경영연구소·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중 수익이 나는 곳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뿐이다. 우리금융지주사가 상장되면 타 금융지주와 같이 증권사·보험·부동산·캐피탈사 등 주요 2금융권으로의 자회사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가 발족하면 지주사로서 가장 탐내는 업종은 증권업종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곳은 우리종합금융이다. 우리종합금융이 상장되면 증권계열사로 부상할 수 있다. 곧 증권사 전환에 따른 금융투자업 라이선스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대신 IB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하다. 이 밖에 금융지주가 증권사 중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곳을 높은 가격에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배당 오류사고로 물의를 빚어 나름 저평가 돼있는 삼성증권 인수설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탄탄한 자본력과 개인 고객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자본력이 있는 우리금융지주에서 탐을 낼 만하다는 분석이다. 시장 진출에 안정적인 발판이 될 수 있는 한화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캐피탈업종에서 1순위는 단연 아주캐피탈이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 강점이 있다. 현대캐피탈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자산규모와 경쟁력을 지닌 곳이었지만, 회사를 지원해야 할 인프라(모회사 아주그룹)가 부실을 겪으면서, 지난해 6월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SPC를 통해 아주산업과 아주모터스가 가진 아주캐피탈 지분 61.19%와 신한은행 보유 12.85%를 3619억원에 인수했다. 이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는 우리은행이 1000억원을 출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선매수권을 확보해 2년 뒤 2019년 6월 아주캐피탈의 경영권을 살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이 밖에 금융지주간 인수 각축을 벌이는 보험업과 그 외 부동산신탁업, 자산운용업도 수익 포트폴리오로 점차 구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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