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식 열고 다섯 번째 금융지주회사로 재전환
손태승 행장 지휘 아래 순이익 증가는 물론 지주사 전환에도 성공
주가 하락 막고 적극적인 M&A 통해 몸집 불려야

지난 1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이 열렸다. ⓒ우리금융지주
지난 1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이 열렸다. ⓒ우리금융지주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14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지주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했다. 2014년 11월 1일 우리은행과의 합병으로 해체된지 4년 2개월만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지휘 아래 지주사 재전환에 성공한 우리금융이지만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 최초의 금융지주회사와 해체, 지주사 재전환까지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4월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금융지주회사였다. 당시 한빛은행, 평화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모두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로 돼있었는데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만들어졌다.

이후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민영화 작업을 시작했는데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4차례의 민영화 시도가 실패하자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을 분리 매각한 후 2014년 11월 1일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에 흡수 합병되며 사라지게 됐다.

당시 매각·해산된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는 광주은행(JB금융지주 인수), 경남은행(BS금융지주 인수), 우리증권(2005년 LG투자증권에 합병),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현 NH저축은행),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우리F&I(현 대신F&I), 우리파이낸셜(현 KB캐피탈) 등이 있다.

당시 살아남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우리FIS, 우리프라이빗에쿼터티자산운용은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후 2017년 12월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손태승 행장은 2018년 5월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고 금융당국, 은행 이사회, 주주 등 이해관계자를 만나 지주사 설립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승인했고 우리금융지주 초대 회장으로 손태승 행장이 내정됐다. 이어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이 최종 승인됐고 올해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을 통해 우리금융지주가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 손태승 회장 겸 행장과 우리은행, 그리고 우리금융지주

2017년 11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퇴하자 우리은행 이사회는 당시 선임 부문장이었던 손태승 부문장에게 업무를 위양했고 다음 달인 12월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손태승 행장 대행을 제51대 우리은행장으로 선임했다.

전임 행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갑자기 투입된 손 행장은 취임사에서 ‘중심성성(衆心成城)’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여러 사람이 한마음으로 일치단결하면 불가능한 일이 없다”며 “소통과 화합을 통해 열심히 일한 만큼 인정받는 은행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7년 12월 22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우리은행
2017년 12월 22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우리은행

손 행장은 취임 후 2018년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조9034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실적이다. 현재 건전성은 연체율 0.3%대, 고정이하여신비율(NPL) 0.5% 수준이며 우량등급 비율(BBB 이상)도 85%로 국내 은행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그 와중에 지주사 전환까지 성공하며 국내외 시장을 더욱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은행법상 출자 한도가 자기자본의 20%로 한정돼있지만 금융지주는 제한이 없고 차입 등을 통해 자기자본의 130%까지 출자가 가능하다. 현재 우리은행은 출자한도가 1조2000억원이지만 우리금융지주는 8조8000억원으로 약 7조원 이상 늘어난다.

손 회장 겸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념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비은행 인수합병을 본격적으로 시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할 것”이라면서 “우리금융 고객은 종합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며 통합 마케팅 혜택도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음 1년은 내부등급법으로 전환 문제가 있어 작은 규모로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정도를 인수할 예정이며 보험회사나 증권사의 경우 직접 인수가 어려우면 공동지분투자 등 여러 방법을 통해 인수한다는 것이다. 단 보험회사의 경우 자본확충 문제 등으로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0년이나 2021년에는 상당부분 포트폴리오를 갖춰 1등 금융그룹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비은행 금융기관 비중을 40%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이 펀드 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함께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증권사가 없어 삼성증권과 업무 제휴를 통했는데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우리금융 안에서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통합 마케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 겸 행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충 외에도 안정적 그룹체계 구축, 4대 성장동력사업 강화, 그룹 리스크관리 고도화, 그룹 경영시너지 창출 등 5대 경영전략을 정해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산적한 과제 해결하며 앞날의 가시밭길을 꽃길로 만들어야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고비였던 우리은행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는 1145만3702주에 대해 보통주 1주당 1만6079원으로 매수대금은 총 1841억6507만원을 기록했다. 청구권 행사 주식 비율은 전체 상장 주식의 1.69% 수준에 불과했다. 매수가격은 보통주 1주당 1만6079원으로 신청마감일인 7일의 주가 1만4550원보다 2159원 많았음에도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주식교환·이전 결정 보고서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와 자회사 간 주식 교환 비율을 공개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4 제1항 제3호, 동법 시행령 제176조의6 제3항에 따라, 주식의 포괄적 이전비율의 적정성에 대하여 외부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히며 우리은행의 이전가액을 1만6255원으로 평가했다. 이어 우리FIS는 4876원, 우리금융연구소 3069원, 우리신용정보 1만7941원, 우리펀드서비스 7655원, 우리PE자산운용 1427원으로 산정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자회사간 주식 교환·이전 비율.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와 자회사간 주식 교환·이전 비율.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은 다음달 12일에 교부되며 상장은 이튿날인 13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 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주식 수가 많으면 회사의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은행 경영진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관련법에 따라 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지분을 취득한 지 6개월 안에 이를 매각해야 되는데 우리금융지주의 주가가 낮을 경우 시급한 현안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자회사 편입 등 인수합병에 투입되는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손 회장 겸 행장은 두 회사의 자회사 편입 방법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카드는 50%는 지주사 주식, 50%는 현금으로 매입하고, 우리종합금융은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지분을 각각 100%, 59.8% 보유하고 있다.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가지고 있는 18.4%의 지분에 대해서는 지주사 출범 후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는 매각 객체이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에서 잘 결정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식 축사를 통해 “정부도 우리금융지주의 재도약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편입을 통해 자회사간 긍정적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하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경영기조를 적극 보장해나갈 것”이라면서 “완전 민영화된 금융회사로서 우리금융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작년에 불거진 전산사고, 채용비리에 관한 문제는 현재 철저히 보완해 문제가 발생하기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손 회장 겸 행장은 전했다.

최초의 금융지주사였지만 해체와 재전환 수순을 겪으면서 KB, 신한, 하나, NH농협에 이어 다섯 번째가 된 우리금융지주가 공적자금 회수, 주가 회복, 자회사 편입, 비은행 금융회사 인수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며 손 회장 겸 행장이 말한 ‘1등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기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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