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도이치은행 철수설 제기…피첸 대표 “아시아 사업 축소 없다”

▲ 유럽 최대 투자은행인 독일계 도이치은행도 국내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이치뱅크
최근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바클레이즈가 국내 철수를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 최대 투자은행인 독일계 도이치은행도 국내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도이치뱅크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도이치은행 연례 기자회견에서 위르겐 피첸 대표는 중국 화하은행 매각 외에 아시아 지역 어디에서도 사업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도이치은행의 수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해 40억 유로를 상회했고 모든 사업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3년 전부터 실시된 비용절감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끈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피첸 대표는 “지난 30여년 간 도이치은행이 아시아 지역에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경쟁자들이 따라잡으려면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 글로벌 역량 강화 차원에서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 화하은행의 매각 외에는 아시아 지역 어디에서도 사업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피첸 대표가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아시아 사업을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함에 따라 당분간 도이치은행 국내 철수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당초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지난 1976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39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키로 한 것과 관련, 도이치은행을 위시한 외국계 금융사들도 진지하게 한국 시장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도이치증권 IB부문 이동환 대표와 조만철 상무 등 고위 임원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나 영업이익이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점 등을 도이치은행 철수설의 근거로 삼았다.
 
지난해 11월 도이치증권 서울지점 IB부문 이모 대표와 조모 상무 등 고위 임원은 사규 위반 문제로 정직 조치를 받은 바 있는데 이 조치가 철수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또한 도이치은행의 지난 2014년 영업이익이 70억 가량 줄어드는 등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바클레이즈처럼 본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도이치 본사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독일의 도이치 본사는 8조원 규모의 손실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10월 말 도이치 본사는 3만5000명을 감원하고 10개 국가에서 철수키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완전 철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도이치은행 측은 고위 임원의 정직 조치와 관련된 문제가 이미 종료됐고 실적 악화 우려 역시 매출 증대로 영업력이 건재하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수 계획이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피첸 대표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아시아 지역의 사업 축소 전망을 부인하면서 일단 도이치은행을 둘러싼 철수 루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옵션쇼크 사태’와 관련된 재판에서 중형을 받은 도이치은행은 아직까지도 항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이치은행은 “당행은 한국의 사법체계를 존중하며 법적인 책임을 떠나 해당 사안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 이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한층 강화된 내부통제와 관련 법령의 철저한 준수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도이치증권 관계자는 <시사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철수설과 항소 여부에 대해 모두 “코멘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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